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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청사 미용실 개업식에 현직 장관 2명이 참석한 사연은?
[헤럴드경제=이해준 선임기자]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지하 1층에 미용실이 등장했다. 정부청사에 남성들이 이용하는 이발소는 있었지만, 미용실이 들어선 것은 처음이다. 29일 오전 개소식에는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과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도 참석했다.

전용면적 12평 규모의 작은 미용실 개업식에 현직 장관 2명이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도대체 무슨 사연일까.

이 미용실은 취약여성들의 자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안행부와 여가부가 협업해 만든 ‘착한 미용실’이다.

청사미용실의 이름도 곱고 아름답다는 뜻으로 ‘한려’(閑麗)라고 붙였다.

폭력피해 여성과 취약계층 여성이 폭력피해나 취약계층으로 재유입되지 않으려면 경제적 자립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이들의 자활과정은 단순히 기술 습득에만 그치거나 기술을 연마할 안정적인 일자리가 없어 자활의 용기가 꺾이는 경우가 많았다.

청사미용실은 이들이 기술을 배워 전문미용인으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미용실에는 원장과 전문 디자이너, 인턴 2명 등 4명이 근무하는데, 여기서 자립역량을 기른 후에 또 다른 여성들에게 기회를 넘겨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안행부는 이같은 취지를 살리고 청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후생복지 증진을 위해 여가부와 협업을 통해 필요한 행정절차를 진행했다. 이 사업에 참여한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특수 미용기자재의 구입비를, 미용 전문가들은 기술을 지원했다.

정부부처간 협업, 기업의 사회공헌과 전문가들의 봉사정신이 조화를 이룬 협업행정의 결실인 셈이다.

안행부의 한 공무원은 “여성공무원은 물론 미용실을 이용하는 남성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이용하는 직원들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정 여가부 장관은 “청사미용실이 그동안 기회를 얻지 못했던 여성들이 난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종섭 안행부 장관은 “청사 미용실이 직원의 후생복지 향상과 부처간 협업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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