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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軍 “실수로 국경 넘었다” 는데…그날밤 우크라 국경에선 무슨 일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실수로” 국경을 넘었다고 한 생포 러시아 군인 동영상을 2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국(SBU)은 이를 러시아의 “특수임무 작전” 증거라고 주장했지만,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SBU가 공개한 동영상에서 포로 4명은 각자의 이름과 함께, 자신들은 중앙 러시아 코스트로마에 주둔해 있는 98 공수사단 소속이라며 신원을 밝혔다.

생포 직 후 한 텐트 안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영상에서 포로들은 신체적 부상은 입지 않았지만 떨고 있었다. 누구도 우크라이나로 가라고 지시받았다거나 전투임무를 띠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

이들은 러시아 국경에서 북쪽으로 20㎞ 떨어진 마을에서 붙잡혔다. 우크라이나 동부 중심에서 남동쪽으로 40㎞ 떨어진 드제르칼느 근처였다.

이들은 훈련 차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에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성명을 멜축코프라고 밝힌 포로 한명은 “그들(상사)은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고, 다만 70㎞를 행군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계급을 부사령관이라고 밝힌 로만초프 병장은 자신의 부대는 군복을 갈아입고, 차량에다 눈에 띄는 마크를 칠하고, 서류와 휴대전화를 상관에게 제출한 다음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휴대전화를 왜 꺼야하는 지 물으니,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여서 전화 신호로 우리의 위치를 우크라이나가 알 수도 있다는 답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관영통신 리아노보스티는 “우크라이나 군대가 다른 방식으로 국경을 넘었을 때 집으로 돌려보내준 일이 있기 때문에”, 이들 역시 러시아로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유럽과 서유럽 지역을 구분짓는 국가인 우크라이나는 국명이 현지 말로 ‘국경지대’를 뜻할 정도로 국토 자체가 동서의 교차로다. 게다가 1991년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해 건국할 당시 동부 지역에선 수세대를 걸쳐 살던 러시아인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남아, 수시로 러시아 친족과 왕래하면서 심리적 국경선은 더욱 희미하다.

실제 동부 친(親) 러시아 반군 소요 사태로 인해 동부 집을 떠나 러시아로 대피한 우크라이나 이주민은 유엔난민기구의 8월 공식집계 결과 73만명에 이른다.

루간스크, 노보스비틀리브카 등 러시아와 맞닿은 동부 일부 지역은 친러 반군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에 붙잡힌 군인들이 “국경이 표시되지 않은 곳을 건넜다. 아마도 우연이다”고 한 러시아의 해명은 이런 불분명한 국경선 현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지숙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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