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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만만찮은 전력…그래도“형제여, 양보는 없다”
D-23
북한 14개 종목 · 150명 엔트리 제출
런던올림픽 의외의 선전에 고무
인천아시안게임 남북 대결 관심 집중

김은국 · 림정심 등 세계 수준의 역도
축구 · 유도 · 레슬링 · 체조서도 강세
전략종목 겹쳐 한국 2위 달성 최대변수로



내달 19일 개최되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비단 박태환 양학선 등 슈퍼스타들의 활약과 야구 축구 등 인기 단체종목에만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아니다. 북한 선수단의 참가에 따라 각 종목에서 펼쳐질 남과 북의 대결도 관심거리다. 특히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바탕으로 90개의 금메달을 따 종합 2위를 완전히 굳히려는 한국에게 일부 종목에서 강세를 보이는 북한은 요주의 상대다.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북한 역시 마찬가지여서 치열한 남북 대결이 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대회 조직위원회에 14개 종목, 150명의 엔트리를 제출했다. 1974년 테헤란 대회를 시작으로 이번이 9번째 출전이다. 당초 350명의 선수단을 파견하겠다던 것보다는 절반 이상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작지 않은 규모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로 종합 20위를 차지한 이래 잔뜩 고무돼 체육 행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뜻이다.

북한의 핵심 종목은 세계 수준의 역도다. 런던올림픽에서 무려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차지했다. 세계도 놀라고 북한 스스로도 놀랐다. 당시 62kg급 김은국은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고, 56kg급 엄윤철도 체중의 세 배나 무거운 중량을 들어올리는 괴력을 선보였다. 여자 69kg 림정심도 중국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북한의 슈퍼스타들이 2014 아시안게임에 대거 출전해 남측에 위력을 과시한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남자 역도의 김은국, 여자 유도의 안금애와 체조 도마 종목의 강자 리세광(왼쪽부터)도 출전이 확정돼 있다.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인 김정은은 역도를 전략종목으로 택해 강력히 지원하고 있다. 지난 해 8월 평양에서 세계클럽선수권대회를 열고 직접 참관할 정도로 관심과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는 이들 셋이 그대로 출전하는데다 림정심의 동생인 여자 58kg급 림은심, 여자 69kg급 려은희 등이 가세했다. 림은심은 올해 주니어아시아선수권대회 3관왕에 올랐고, 려은희는 림정심과 같은 체급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 아시아선수권대회 3관왕을 차지하며 새롭게 부상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사재혁을 필두로 한 우리 역도 대표팀은 객관적 전력에서는 북한에 열세인 게 사실이다. 지난해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는 금메달 15개를 휩쓸며 종합 1위. 금메달 2개에 그친 우리 선수단을 압도했다. 이형근 역도대표팀 감독은 “우리가 조금 어렵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최선을 다한 가운데 이변을 노려보겠다고 밝혔다.

남녀 축구 역시 남북 대결은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 광저우 대회에서 남녀 각각 동메달에 머문 남한은 이번엔 남녀 동반우승을 노리지만, 북한이 적잖은 위협이 되고 있다.

남자 축구는 지난 대회 조별리그에서 당시 홍명보호가 1-0으로 패하긴 했지만 객관적 전력상 남한이 한 수 위다. 최근 실시된 조추첨에서 남한은 A조, 북한은 F조에 속하게 돼 준결승 이후에나 만나게 됐다. 다만 맞대결이 성사되려면 조별리그를 통과해야 한다. 남한은 아시아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 한조가 돼 약간 부담이다. 이광종 감독은 “무난한 조편성”이라고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스위스 FC바젤에서 뛰고 있는 박광룡을 앞세운 북한은 중국 파키스탄과 한 조가 됐다.

여자 축구는 지난 대회 준우승에 빛나는 북한이 확실히 앞선다. 김정은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스트라이커 라은심을 앞세운 북한 여자축구는 FIFA 랭킹 11위로, 3위인 일본보다는 떨어지지만 18위인 한국보다 높다. A조의 남한과 C조의북한은 일본과 랭킹 13위 중국이 B조에 한 데 묶이면서 서로 미소를 지었다. 역시 조별리그 이후에나 맞붙게 된다.

여자유도도 북한의 전략 종목이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계순희가 당시 세계 최강이던 일본의 다무라 료코(일본)의 2연패를 저지하고 금메달을 따며 최대 이변을 연출한 바 있다. 런던올림픽 52kg급 금메달리스트 안금애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선수권대회 78kg급 우승자 설경이 유력 우승후보다. 설경은 한국의 황예슬과 메달 색깔을 겨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레슬링 역시 남과 북이 팽팽히 겨룰 종목이다. 지난 해 레슬링세계선수권 그레코로만형 최경량급인 55kg 정상에 오른 북한의 윤원철은 당시 결승에서 남한의 최규진을 꺾었다. 이번엔 서른살 늦깎이로 태극마크를 단 김영준이 윤원철과 우승을 다툰다. 김영준은 “윤원철은 완력이 좋으나 지구력이 없다. 남북대결은 꼭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안한봉 레슬링대표 감독 또한 “체력은 우리가 낫다. 자유형은 북한 선수들이 약간 더 강하지만 경기 후반 승부를 거는 체력전으로 가는 작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한의 양학선과 북한의 리세광이 만나는 기계체조 도마도 볼거리다. 둘은 국제체조연맹(FIG)이 공인한 최고 난도 6.4점짜리 기술을 나란히 갖고 있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다. 하지만 런던올림픽을 포함해 최근 확연히 우세를 보이고 있는 양학선은 “신경쓰지 않는다”며 자신의 연기에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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