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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패스트리치…SPA황제들의 ‘돈맥’은 그렇게 터졌다

세계갑부 4위 오르테가 자라회장
패스트패션 전략으로 시장서 대박
양품점 심부름꾼서 억만장자로


[특별취재팀=윤현종 기자·양영경 인턴 기자]‘자라(ZARA)의 세일 첫 날은 매출 신기록을 달성하는 날? 에이치앤엠(H&M)의 유명 디자이너 협업제품 출시 날에는 노숙과 줄서기 알바는 필수?’

제조ㆍ유통 일괄형(SPAㆍ스파) 브랜드에 열광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이에 비례해 매출도 훌쩍 뛴다. 오너들의 웃는 입이 귀에 걸린다.실제 억만장자 대열에 이름을 올린 세계적 부호 가운데 ‘스파 브랜드’를 기반으로 하는 이들이 상당하다. 


▶빨리 만들고 싸게 팔고…‘SPA 황제들’의 전략은 = 스파 브랜드의 제왕은 단연 자라(ZARA)의 아만시오 오르테가(Amancio Ortega)다. 양품점 심부름꾼에서 세계 4위의 억만장자가 되기까지 그의 핵심 전략은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었다.

그는 자라와 같은 신생 브랜드는 트렌드를 예측하고 주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대신 소비자 니즈에 맞는 상품을 ‘빠르게’ 내놓는 것을 차별화 요소로 삼았다. 시간 단축을 위해 현재의 SPA 모델인 ‘기획ㆍ생산ㆍ유통ㆍ판매’의 통합적 관리는 반드시 필요했다. 시간문제에 집중한 그의 사업전략은 시장에 제대로 먹혔다. 아만시오 오르테가의 ‘돈맥’은 그렇게 터졌다.

에이치엔앰(H&M)도 1990년대 후반부터 제품을 ‘싸고, 많이, 빠르게’ 파는 방식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설립자인 얼링 페르손(Erling Persson)은 대량의 물건을 판매하는 미국 백화점에서 영감을 얻은 뒤 고국인 스웨덴에서 같은 방식으로 의류를 팔기로 한다. 자사공장 없이 전 세계의 700개의 공장과 계약을 맺고 저렴한 가격ㆍ신속한 납입기간에 사활을 걸었다. 

이 사업은 당시 스웨덴의 경제성장과 맞물리며 성공 가도에 올랐다.

현재는 설립자의 아들인 스테판 페르손(Stefan Persson)이 회사 운영을 맡고 있다. 그는 에이치앤엠을 통해 스웨덴 제 1의 부호가 됐다. 소치올림픽에 출전한 스웨덴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제작하는 명예도 얻었다.

‘부담 없이 사는 옷’에 대한 열망은 일본의 유니클로(UNIQLO)를 낳았다. 유니클로의 창업주 야나이 다다시(柳井正)는 가격 거품을 빼기 위해 대학 생활협동조합이나 편의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사업 초기부터 널찍한 개방형 공간에서 손님이 직접 원하는 물건을 찾아가도록 한 것이다.

유니클로는 1990년대에 들어서 적극적으로 스파 방식을 수용했지만, ‘정확한 수요예측’과 ‘품질관리’는 기존 스파 브랜드와 다른 점이었다. 제품을 싼 값에 공급하면서도 재고를 남기지 않아 이득을 보는 방식이다. 덕분에 창업주는 일본을 넘어 세계에서 이름을 날리는 억만장자가 됐다.


▶ 국내 패션재벌도 ‘스파’로 탈바꿈 = 우리나라에서는 기존 의류업계 수장들이 적극적으로 스파 브랜드에 뛰어들고 있다. 에잇세컨즈(8 seconds)의 이서현 사장, 스파오(SPAO)와 미쏘(Mixxo)의 박성수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이서현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에잇세컨즈는 외국 스파 브랜드보다 가격을 낮추고, 의류를 아시아인의 체형에 맞춰 선보이는 전략으로 시장 점령에 나섰다.

국내 1호 스파 브랜드 스파오(SPAO)와 미쏘를 가진 이랜드 그룹의 박성수 회장은 백화점용 의류를 생산·판매하는 계열사를 매각하고 10개의 스파 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이며 패스트 패션에 올인한 상태다.

토종 스파 브랜드의 2013년 매출액은 모두 1000억원이 넘는 수준으로 전년대비 평균 66.5%의 성장률을 보였다. 토종 스파 브랜드가 한국 억만장자들의 또 다른 부의 원천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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