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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강제구인 칼 뽑자, 야당의원들만 출석
[헤럴드경제=최상현ㆍ장연주ㆍ김재현 기자]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여ㆍ야 국회의원 5명이 21일로 예정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나타나지 않자 검찰이 결국 ‘강제구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비리 국회의원에 대해 검찰이 체포동의안 없이 구인장 강제집행을 시도한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네 번째다.

검찰의 강제구인 시도에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60)ㆍ 김재윤(49)ㆍ 신학용(60) 의원은 이날 오후 마음을 바꿔 법원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탄국회’ 논란 속에 검찰이 강제구인 시도에 나서면서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현룡(69)ㆍ박상은(65)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까지도 법원에 나타나지 않았다. 


▶검, 강제구인 칼 뽑다=21일 오전 9시30분부터 차례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던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ㆍ김재윤ㆍ신학용 의원은 변호인을 통해 영장실질심사 연기요청서를 제출하면서 법원에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이들 의원들은 “다른 날짜에 출석하겠다”며 연기요청서를 제출했다. 인천지법에서 영장심사가 예정돼 있던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의 변호인도 심문 연기를 요청했다.

이 가운데 김재윤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입장을 바꿔 법원에 출석했다. 김 의원은 출석하기로 마음을 바꾼 이유를 묻는 질문에 “처음부터 영장실질심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마음을 가졌고 그것에 변함이 없다. 재판 준비 기간이 필요했고 당에서도 굉장히 걱정해서 오늘 오전에 시간을 좀 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고 했다.

김재윤 의원에 이어 신학용 의원은 이날 오후 4시에, 신계륜 의원은 이날 오후 6시께 각각 법원에 나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이들 외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조현룡, 박상은 의원에 대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 수사관들을 보내 구인장 집행을 통한 강제구인을 시도했다. 이날 검찰은 이들 두 의원의 소재 추적에 주력했다.

검찰이 이날 밤 12시까지 구인영장을 집행하지 못하면 법원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체포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이날 검찰의 강제구인 결정은 법원의 ‘심문 기일 연기 불가 방침’이 가장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에서 이날 자정까지 구인영장을 집행해 잡아오면 즉시 심문을 열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법과 원칙에 따라서 구인영장을 집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21일이 지나면 현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구인장 강제집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22일부터 의원들의 신병을 확보하려면 검찰은 국회에 체포동의서를 보내 가부(可否)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강제구인 성공할까=하지만 검찰의 강제구인 카드가 수사에 도움이 될지를 현재로서는 예단하기는 어렵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지난 2000년 당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에 대해 강제구인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적이 있다.

검찰은 국회 회기가 끝난 2000년 2월11일 정 의원 체포에 나섰으나 정 의원은 집앞에 기다리던 수사관들을 만난 뒤 “옷을 갈아 입고 오겠다”며 집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버티는 바람에 끝내 체포작전은 무산됐다. 2004년 열린우리당 한화갑 의원에 대해서도 체포동의안을 받지 않고 강제구인에 나섰으나 검거에 실패했다. 2004년 서울지검 특수2부는 대우건설에서 불법 정치자금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대철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자 회기가 끝난 뒤 정 전 의원의 자택에 수사관들을 보내 신병을 확보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구인영장을 강제로 집행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물리적 충돌과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후폭풍은 고스란히 검찰에 부담이 될 수 있어 보인다.

한편 레일체결장치 납품업체 AVT로부터 “납품에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5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새누리당 송광호(72) 의원은 17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이날 자정께 귀가했다. 검찰은 “21일 영장청구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sr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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