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611억 대출 591억 회수못해
세월호 침몰사고를 일으킨 청해진해운 등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계열사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이들에게 대출해 준 은행들이 최대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게 됐다.
당초 은행들은 예금과 부동산 등 담보를 잡아놔 100% 채권회수가 가능할 것이라 자신했지만 업체들의 잇따른 부도로 채권회수에 차질이 생기게 된 것이다. 은행들은 관련 채권의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올해 2분기 실적에 관련 여신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해진해운, 천해지, 정석케미칼(전 아해) 등에 총 611억원을 대출해준 산업은행은 이중 591억원을 회수하지 못했다.
회수 가능성은 극히 낮은 상황이다.
청해진해운(170억원 이하 대출잔액)은 파산했고 천해지(349억원)는 기업회생절차가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정석케미칼(73억원)은 현재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법원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세 업체에 대한 은행권 여신이 많아 해당 은행들의 타격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파산한 청해진해운에 대한 채권회수를 위해 담보로 잡은 선박 4척을 경매에 내놨지만 감정가액은 67억원에 불과하다. 낙찰가가 높게 형성돼도 절반 이상 회수는 어려워 보인다. 만약 채권자가 다수라면 회수 비율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천해지와 정석케미칼은 법적절차가 진행중이라 은행들도 달리 손 쓸 방도가 없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100% 회수는 불가능한 상황이고 최대한 회수하기 위해 아직 법정관리 심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정석케미칼의 담보를 찾아 가압류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양상은 우리(926억원 이하 대출액)ㆍ기업(554억원)ㆍ경남(544억원)ㆍ신협(514억원)ㆍ하나(87억원)ㆍ농협(77억원)ㆍ국민(64억원)ㆍ신한(54억원)ㆍ외환(37억원) 등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다. 경남은행은 천해지에 400여억원을, 기업은행은 천해지와 아해로부터 160억원을 회수하지 못했다.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