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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 군사개입 꺼리던 오바마, ‘강경 선회’ 배경은?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중동지역에서 소극적 개입 외교를 펼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문제에서 만큼은 지상군 투입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의 ‘외교정책 실패’ 발언 등 대내외적으로 거센 비판에 시달리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적극적인 이라크 문제 해결을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유럽연합(EU) 등 다른 우방들도 이슬람국가(IS)의 석유수출 제한, 쿠르드자치정부에 대한 무기 수출 정책 완화 등을 검토하면서 지원계획을 마련하고 있고, 유럽 각국은 신자르산에 포위된 야지디족 구출 및 이라크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미국으로선 공습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입장이다.

미 해병대. [사진=위키피디아]

▶지상군 파견 고려, 입장 선회 이유는=벤저민 로즈 미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의 여름 휴양지인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있었던 기자회견을 통해 야지디족 구출에 지상군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로즈 부보좌관은 구출계획 수립에 지상군 활동에 대한 고려도 포함돼 있으나, 인도주의 임무 수행에만 투입될 것이고 IS와 본격적인 전투를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NYT는 과거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은 더 이상 국제 분쟁에 매번 개입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며 각국 분쟁 개입에 제한적이었던 것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라크 사태에 대한 대응이 지난 시리아, 남수단 내전과 다른 이유는 시리아의 경우 확실한 우방이 아니었을뿐만 아니라 정세가 복잡했고, 남수단은 평화유지군이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입에 대한 이유와 목적에 대해 IS가 공격을 시도하는 아르빌 인근 미군과 미국 국민 보호, 인도주의적 차원의 난민보호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클린턴 전 장관이 “IS같은 무장세력이 발호하도록 만든 것은 오바마 외교정책의 실패”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NBC와 월스트리트저널이 함께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지지도는 36%에 불과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반대여론은 60%에 달했다.

신자르산 야지디 교회. [사진=위키피디아]

▶야지디족 구출 작전 어떻게 이뤄지나=신자르산에서 아르빌 서쪽까지는 약 250㎞가량 떨어져 있다. 신자르산에 갇힌 야지디족을 구출하기 위한 경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이라크 남부를 향해 내려가는 길로, 가장 빠른 길이기도 하지만 IS의 점령지를 지나게 돼 위험부담이 크다. NYT는 한 군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곳을 통과하면 IS 무장조직과 민간인이 뒤섞이게 돼 공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길은 시리아로 향하는 북서쪽 루트를 개척하는 것이다. 이 경우 시리아로 넘어간 난민들은 쿠르디스탄 국경을 다시 넘어야 한다. 이곳을 통해 탈출한 난민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길을 지나려면 쿠르드자치정부 무장조직 페쉬메르가의 보호가 필요하며, 군 관계자는 NYT에 미군 특수부대와 해병대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군 지원팀과 구호단체 인력이 13일 신자르산에 도착해 현장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에 대한 유럽의 개입도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이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시사하기에 앞서 데이빗 캐머런 영국 총리는 “산에 갇힌 사람들(야지디족)을 안전하게 탈출시키기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며 “영국이 이들을 탈출시키는데 역할을 하도록 상세한 계획을 수립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키프로스로 토네이도 지상공격기를 보내 정찰임무와 구호품 투하 등이 이뤄지도록 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몇 시간 내로’ 쿠르드자치정부에 대한 무기 지원을 시작하겠다고 12일 밝혔다. 독일은 방탄복이나 무장차량 등 장비 지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도 IS의 자금줄인 석유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위풀린 신자르산, 야지디족 수천 명 탈출 가능해져=이라크 북부 신자르산에 대한 이슬람국가(IS)의 포위가 풀려, 그간 생사를 넘나들던 야지디족이 신자르산을 내려와 탈출을 감행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방부는 13일 미군의 공습과 쿠르드자치정부 무장조직 페쉬메르가 등의 공격으로 신자르산에 대한 포위가 풀렸으며 수천 명의 야지디족이 탈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NYT는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미 해병대 및 특수부대 십여 명이 신자르 산에 도착해 지난 24시간 동안 현지 상황을 파악했으며 “상황이 보다 더 관리가 가능할 정도로 나아졌다”고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지금으로썬 구출 노력이 더 있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신자르산에 남아있는 야지디족의 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으나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이날 저녁 성명을 통해 관련내용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번 미 국방부의 발표는 이날 오전 탈출 계획 수립을 위해 현지 상황을 파악코자 미 군사고문단이 신자르산에 파견된 이후 이뤄졌다. 미국은 필요하다면 지상군을 이용해 구출작전을 벌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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