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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ㆍ우크라 불안에도 뚝뚝 떨어지는 油價 왜?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이라크 사태, 러시아 제재, 리비아 내전….’

주요 산유국에선 갈등과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지만 국제원유 시장은 고요하기만 하다. 오히려 원유가격은 하락세다. 런던ICE 선물시장에서 12일(현지시간) 북해산 브렌트유는 1.56달러(1.49%) 하락한 103.12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이는 최근 13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향후 수급 전망도 안정적이다.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원유 수요 전망치를 2분기 전망치 보다 낮은 하루 100만배럴 증가로 수정 제시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국(EIA) 역시 올해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 전망치를 전월 전망치에서 소폭 내린 배럴 당 평균 100.45달러로 조정했다. 브렌트유도 배럴 당 109.55달러에서 108.11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달 들어 주요 산유국의 지정학적 위기는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이라크와 이슬람국가(IS) 반군은 유전 근처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고, 러시아는 이달부터 서방의 에너지 제재를 받고 있다. 리비아 내전도 악화일로다.

IEA는 “지정학적 격변과 주요 산유국의 리스크가 점차 커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에너지 시장 공급은 원활하다”고 평가했다.

지정학적 불안이 최고조인데도 국제원유 시장이 잠잠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위기가 실제로는 ‘위기가 아니다’는 진단이 먼저 제기된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서방의 대러 에너지 제재를 두고 “이빨이 없다”고 표현했다.

한 에너지 감시기구는 러 제재가 “단기간에 실재하는 제재가 없을 뿐더러 중기간에 미칠 영향도 의문시 된다”며 “제재할 방법이 까다롭고, 이미 합의된 계약은 배제되며, 계약을 계속 유지할 다른 방법을 찾을 여지가 많다”고 맹점을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해 심해 시추, 북극해, 비전통적 방식, 셰일, 탐사개발가 관련한 기술 이전 장비 수출을 금지했다. 유럽 수요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천연가스, 유럽으로 하루 600만 배럴 수출하는 원유 등 전통적인 에너지는 제제 대상에서 ‘쏙’ 빠져있다. 게다가 제재는 신규 계약에 한해 적용되는데, 제재 시한이 ‘1년 짜리’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영향도 제한적이다. 리비아는 내전 심화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원유 수출 항구 2곳을 1년만에 다시 문 열었다. 또 이라크 원유 공급은 대부분 집권세력인 시아파가 장악한 유전에 달려있다. 

1년만에 다시 문 연 리비아 수출 항구. [사진 =ibtimes.com]

풍부한 재고, 북미 지역 생산량 확대, 리비아 원유 수출터미널 개장 등 공급은 늘었는데, 세계 경제 회복 둔화로 수요는 예상치에 못 미쳐, ‘공급 과잉’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올 2분기 원유 재고량은 8800만배럴로 2006년 이래 최대치다.

IEA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7월 원유 공급은 하루 30만배럴 증가한 3044만배럴로 5개월 이래 최고치에 이르렀다. OPEC 회원국인 리비아가 일산 43만배럴로, 6월과 비교해 공급량을 배로 늘렸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지난해 9월 이후 10개월만에 최고인 일산 1000만배럴 이상까지 증산했다.

미국 공급 증가까지 가세해 세계 원유 공급은 하루 23만배럴 늘어난 하루 평균 9165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EIA는 지난달 미국 원유(WTI) 생산량이 1987년 4월 이후 27년만에 최대인 85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내년 생산량은 43년만에 최대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유럽과 미국의 원유 수요는 세계 경제 회복 둔화로 인해 추가 하락이 예상됐다. EIA는 올해 수요를 하루 평균 9156만배럴로, 내년 수요를 9296만배럴로 전달 전망치보다 각각 낮춰 제시했다.

미국의 휘발유 등 에너지 수요의 수입 의존도는 2005년 60%에서 지난해 33%로 줄어든 데 이어 내년에는 22%로 1970년 이후 최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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