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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빚 때문에…노모가 꾸짖는다고…끊이질 않는 패륜 범죄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부모를 살해하고 이를 감추려 불까지 지르는 등 부모나 형제 등 친족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패륜범죄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친족에 의한 패륜범죄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윤리와 도덕성 상실을 탓하는 지적만 있을 뿐 뚜렷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7일 서울 성북경찰서는 부모를 살해한 뒤 시신을 방치하고 집에 불을 지른 혐의(존속살해 등)로 A (32)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8일 성북구 정릉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카드빚 등 금전문제로 어머니와 다투다 살해하고 이틀 후 아버지까지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노부부가 열흘째 보이지 않는다는 주민 신고로 6일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자 A 씨는 6m 높이의 2층 난간에서 뛰어내렸다가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1시께 집 거실에서 카드빚 2000만원 때문에 어머니(65)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홧김에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버지에게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이틀 후 오후 11시께 안방에 있던 아버지까지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경찰이 출동하자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미리 준비한 석유를 방에 뿌려 불을 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서울 강동구에 사는 한 남성이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꾸짖는 70대 노모의 목을 졸라 살해해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 6월에도 어머니와 말다툼을 벌인 20대 여성이 어머니에게 수면제를 먹여 재운 다음 침대와 매트리스에 불을 질러 살해한 바 있다.

한편 7일 경찰청에 따르면 존속살해 발생 건수는 2008년 45건, 2009년 58건, 2010면 66건, 2011년 68건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다만 2011년을 정점으로 2012년 50건, 2013년 49건으로 다소 주춤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패륜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선 가해자에 대한 비난보다도 근본적 부분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존속살해의 경우, 가정 내에서 장기간 갈등이 축적됐다 폭발한 것은 아닌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존속살해가 발생한 가정을 들여다보면 상당수 훈육방식에 문제가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형제 중 한 쪽만 편애한다거나 지속적으로 인간적 모멸감을 주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잘못된 훈육이 부모에 대한 공경이나 애착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며 극단적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른바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가족간 유대감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공유해야 한다”며 “가족간에 형성된 애착이 존속살해 범죄를 근절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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