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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많아도 너~무 많은’ 서울시 모바일앱
불필요한 세분화로 중복서비스…43개 중 16개가 시민 0.1%도 이용안해
이용률 낮은 앱 통합 · 정리작업하고…사전수요 파악해 예산낭비 막아야



서울시가 시민의 편의를 위해 운영하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ㆍ앱)이 우후죽숙처럼 늘면서 오히려 시민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이용률은 떨어지고, 제공하는 서비스에 따라 종류별로 앱을 내려받아야 하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특히 불필요한 앱 구축에 따른 예산 낭비 논란도 뒤따르고 있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6월 말 기준 총 43개의 모바일 앱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중 서울시 1000만 인구의 0.1%인 1만명도 이용하지 않은 앱이 37.2%(16개)에 이를 정도로 시민들의 활용도는 떨어진다.

그나마 가장 인기있는 앱은 서울관광모바일 앱인 ‘I Tour Seoul(아이투어서울)’로 252만여명이 내려받았다. 이 앱은 서울 시내 맛집과 관광명소, 교통상황, 숙박정보 등을 안내하고 외국인을 위한 5개국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교통 관련 앱인 ‘서울빠른길’, ‘서울대중교통’, ‘TBS교통정보’ 등도 10만~50만명이 내려받아 앱 이용률이 높은 편이다.

반면 가장 소외받고 있는 앱은 ‘서울한양도성’으로 다운로드 건수가 38건(명)에 불과하다. 또 서울시정 모니터요원의 현장과제 활동을 지원하는 ‘서울시정모니터링’ 앱도 313명만 내려받아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다.

매년 1000여명이 시정 모니터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앱은 모니터요원에게조차 외면받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도 다산콜센터의 영상상담서비스 앱인 ‘120 영상상담’과 서울시의회를 소개한 ‘서울시의회’, 시정 의견을 접수하는 ‘U신문고’ 등도 다운로드 건수가 겨우 1000여건에 불과했다.

이처럼 서울시 모바일 앱의 이용률이 저조한 것은 제공하는 정보나 서비스가 중복되는 앱이 많은데다 불필요하게 앱을 세분화해 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120다산콜센터 앱에도 영상상담 서비스가 제공되지만 서울시는 별도로 120 영상상담 앱을 만들었다. 또 서울 시내 문화정보를 제공하는 앱은 무료문화정보, 대학로공연정보, 세종앱, 서울시립미술관전시도슨팅 등으로 분산돼 있고, ‘서울시 교통포털’이라는 앱이 따로 있는데도 교통 관련 앱은 3~4개를 더 찾아볼 수 있다.

‘성과 내기’에 급급해 모바일 앱을 제작만 해놓고 방치한 것도 시민들의 외면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서울시 모바일 앱의 대표격인 ‘모바일 서울’(서울시 홈페이지 앱)의 경우 시민의 절반(48.2%) 가량이 앱 자체를 모르고 있었고, 앱 존재를 아는 시민 중에서도 63.3%는 내려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불필요한 앱 제작에 따른 예산 낭비도 우려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본 앱 제작 비용은 300만~500만원 수준이지만, 디자인과 기능을 추가하면 앱 1개당 제작 비용은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여기에 앱 유지, 관리 비용까지 더하면 무의미하게 버려지는 세금은 더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유사한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고 이용률이 떨어지는 앱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한편 앱 제작 시 사전 수요를 파악해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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