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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롯데월드 ‘싱크홀’…주민들, 이번엔 항공기 소음 ‘고통’
“집에서 대화도 불가능할 정도”…서울공항 항공소음 민원 급증
주민들 “제2롯데월드 탓” 주장…공군 “공사와 항로 관계없다” 해명



최근 제2롯데월드 공사 때문에 각종 우려에 시달리고 있는 송파구 주민들이 이번에는 인근 지역의 비행장 항로 변경으로 인한 소음공해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4일 송파구청과 공군 등에 따르면 최근 성남서울공항의 항공 소음으로 인한 주민들의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송파구청과 공군본부 민원실 측은 “하루 평균 스무 건 이상의 항공기 소음 관련 전화 민원이 들어온다”고 밝혔다. 구청이나 주민센터, 청와대 등의 홈페이지에도 꾸준히 관련 민원 글이 게재되고 있다.

성남서울공항의 항공소음은 경기도 판교 등 공항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최근 공항과 가까운 지역이 아닌, 서울 송파구나 강동구 지역 주민들의 소음 우려가 크게 늘어나면서 논의가 재점화됐다. 

태풍 나크리가 지나간 뒤 서울 하늘은 비가 오락가락하며 여전히 비를 머금고 있다. 최근 송파, 강동구 주민들이 소음공해에 시달리며 그 원인중 하나로 지목하는 제2롯데월드가 흐린 하늘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제2롯데월드 건설로 인해 인근 성남비행장의 군용기들이 이착륙 각도를 조정한 것이 소음증가의 원인이라는 주민들의 항의에 군 당국은 사실 무근이라고 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에 거주하는 이모(45) 씨는 “밤낮 구분없이 10분 간격으로 비행기 소음이 나 퇴근 후에도 가족들과의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라고 소음으로 인한 고통을 토로했다. 지난 달 송파구청 홈페이지에 민원을 제기한 권모 씨 역시 “비행기가 저공 비행할 때는 창문이 떨리고 옆 사람의 말소리 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라며 심각한 불편을 호소했다.

이처럼 최근 송파 지역에 비행기 소음 관련 민원이 많아진 것은 성남서울공항의 활주로 공사 때문이다. 성남서울공항이 지난 1월 주활주로 공사에 착수하면서 2015년 12월까지 보조활주로를 사용하게 된 것과 관련이 크다. 보조활주로를 이용할 경우 항공기가 송파구 일대에서 저공비행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큰 소음이 발생하게 됐다고 주민들은 보고 있다.

불편이 커지자 송파구청과 지역 주민들은 여기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2롯데월드’ 공사의 영향이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제2롯데월드가 성남서울공항 활주로를 3도 정도 트는 조건으로 허가가 났는데, 이처럼 항로가 변경되면서 항공기가 송파구 쪽으로 더 자주 오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군 측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며 “제2롯데월드공사와 항로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

공사가 끝나는 내년 12월까지 지역 주민들의 고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송파구 가락동에 15년을 거주했다는 한 민원인은 “동네 사람들과 모이면 온통 소음에 대한 대화만 할 정도로 최근들어 소음이 더욱 커졌다”며 “주민들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고 저공비행을 하고 있는데, 최소한 언제 저공비행을 하는지는 알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공군 측은 이에 대해 “비행 시간은 매일 단위로 설정되기 때문에 미리 알 수 없을 뿐더러, 비행 시간은 군사기밀이라 미리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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