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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레이機 피격] MH17기 격추로 푸틴, 글로벌 ‘왕따’ 될 위기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의 공격을 받아 우크라이나에 추락한 말레이시아 항공기 사고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 무대에서 ‘왕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298명의 목숨을 앗아간 말레이 항공기 추락의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는 게 밝혀지면, 그동안 우크라 문제에 대해 비타협적 태도로 일관한 푸틴 대통령은 글로벌 ‘왕따’(pariah)가 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말레이 항공 소속 MH17기 격추에 대해 우크라 정부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반군 세력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은 ‘베스’(Bes)라는 무장세력이 러시아군 총정보국(GRU)과 이번 사건을 논의하는 내용의 통화를 감청했다며 러시아가 배후에 있다고 지목했다.

러시아 정부와 친러시아계 우크라 반군 측은 모두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미국 정부가 러시아 기업들에 대해 새로운 경제 제재안을 발표한 지 24시간도 되지 않아 발생함에 따라 이 같은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앞서 미국 정부는 이번주 친러 반군 세력이 러시아로부터 중화기를 공급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2010년 크림반도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자료=위키피디아]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의 마샤 립먼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여객기를 격추한 무장단체가 친러 세력이며 이번에 사용된 무기가 러시아에서 제조된 사실을 뒷받침하는 확실한 증거가 나타난다면, 푸틴 대통령이 강한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된다면 서방뿐 아니라 모든 국가들이 우크라 사태를 바라보는 방식에 변화가 찾아올 것이고, 러시아의 역할도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항공기 격추 사건으로 우크라 정부와 서방이 러시아에 대해 대대적 공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막다른 골목에 몰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의 유라시아ㆍ러시아ㆍ동유럽 연구소 안젤라 스텐트 소장은 블룸버그 TV에 “우크라를 두고 러시아는 미국ㆍ유럽과 냉전 식의 대치구도에 갇혔다”면서 “푸틴 대통령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는 폭력’ 사태를 촉발한 것을 깨닫게 되면, 반군 세력의 고삐를 당겨야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방의 사후 대처와 관련해선 “우리(미국과 유럽)는 어제 발표된 제재보다 더 높은 강도의 제재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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