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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유국 이라크 휘발유값 한국과 비슷한 까닭은…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세계 최대 산유국 가운데 하나인 이라크에서 휘발유 가격이 한 달 새 4배 급등하며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수니파 무장세력 ‘이라크ㆍ시리아 이슬람국가’(ISIS)의 봉기로 촉발된 내전 위기가 가져온 후폭풍이란 분석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주간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지난달 ISIS가 이라크 북서부 지역을 장악한 이래, 북부 유전지역인 키르쿠크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40센트에서 1.70달러(약 1746.58원)로 상승했다.

이는 한 달 사이 4배 넘게 뛰어오른 것으로, 리터당 1850원대인 우리나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키르쿠크를 장악한 이라크 소수민족 쿠르드족은 주유소 운영시간을 축소하고 배분을 실시하는 등 수급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키르쿠크에서 휘발유값이 이처럼 급등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중에서도 두 번째로 많은 산유량을 자랑한다.

전문가들은 쿠르드족의 생산능력 부재로 공급량이 크게 줄었다는 사실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앞서 쿠르드자치정부(KRG) 군 조직 페쉬메르가는 지난달 12일 ISIS와 이라크 정부군의 대치를 틈타 키르쿠크를 차지했다. 이에 멈추지 않고 페쉬메르가는 지난 11일에도 바이하산과 마흐무르 등 이라크 정부가 통제했던 유전지역을 잇달아 점령했다.

이라크 쿠르드족 군 조직 페쉬메르가가 장악한 키르쿠크 내 정유시설의 모습. [자료=kirkuknow.com]

이에 따라 일각에선 내전으로 감산이 우려됐던 이라크 석유 생산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라크 석유 전문가인 벤 란도 이라크석유리포트(IOR) 편집장은 “유전에 접근했다고 해서 바로 (원유를)연료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쿠르드족은 그들이 장악한 정유시설에서 이미 처리된 석유 외에 더 많은 원유를 정제할 역량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RG는 원유를 팔거나 연료를 사야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원유와 연료를 물물교환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이라크 중앙정부도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ISIS의 잇딴 게릴라 공격으로 이라크의 주요 수출로인 터키행 송유관이 지난 3월부터 사실상 가로막힌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달 말엔 정부가 갖고 있던 최대 정유시설인 바이지도 ISIS에 빼앗겼다.

설상가상 ISIS는 점령지 내 정유시설에서 생산된 원유를 암시장에 내다팔고 있는 실정이다. IOR에 따르면 ISIS는 국내 암시장에서 원유 밀거래를 통해 하루 1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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