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얼마야?”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는 고가의 IT 제품을 구매할 때 중요한 기준입니다. 비싼 제품이 좋은 것은 당연합니다. ‘싼게 비지떡’이란 말 역시 IT제품에서 여전히 유효합니다. 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헤럴드경제의 IT제품 리뷰는 앞으로 단순이 ‘좋고 나쁨’을 넘어 가격에 걸맞는 합리적인 성능을 가지고 있는지 따져보고자 합니다
카세트테이프, CD, MD… ‘워크맨’은 영원한 추억이다. 좋아하던 뮤지션이 새 앨범을 발매하면 부리나케 레코드샵으로 달려갔던 기억부터 밤새 라디오를 벗 삼아 미처 사지 못한 노래가 나오면 빨간 REC 버튼을 눌렀던 손끝의 감촉까지.
우리의 기억 속에 워크맨은 소니란 브랜드 가치를 넘어 일상생활을 바꾸고 변화시킨 거대한 ‘문화 아이콘’이었다.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음악을 접하는 방식은 간단해졌고 차가워졌다. 소니의 음악감상 특화폰 ‘엑스페리아 E1(사진·이하 E1)’은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태어났다. E1의 모바일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200 프로세서(1.2GHz 듀얼코어)다.
디스플레이는 4인치 WVGA(800X 480)이며 512MB 랩, 4GB 저장공간을 탑재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3 ‘젤리빈’으로 곧 최신버전 ‘킷캣’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배터리 용량은 1700mAh다.
반면 디자인은 출고가 16만원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손에 쥐는 순간 스마트폰이 아닌 mp3플레이어를 쥐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음새나 플라스틱의 마감, 조립상태도 단단하다. 음악 특화 스마트폰 다운 모습은 후면 외장스피커에서 돋보인다. 100Db를 지원하는 고출력 스피커는 95Db를 지원하던 ‘HTC 원’보다 강력하다.
또 고출력에 비해 찢어지는 듯한 음의 갈라짐도 들리지 않아 실외에서 별도의 블루투스 스피커 없이 편한 음악감상을 할 수 있다. E1의 핵심기능인 음악재생 능력은 워크맨의 간결함으로 접근했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세부설정 또한 가능했다. 자동으로 깔끔한 원음을 찾아주는 클리어오디오, 공간감을 선사하는 서라운드 사운드(VPT), 노래 또는 비디오간 볼륨차이를 줄여주는 동적 노멀라이즈 등 청취자의 취향대로 재생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또 내부 스피커 음질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클리어 페이즈(Clear Phase), 내부 스피커 볼륨을 키워주는 엑스라우드(xOUD) 등 스피커 전용 옵션도 준비돼 있다. 많은 고가 스마트폰도 지원하지 않는 플랙(FLAC:Free lossless audio codec) 음원파일을 지원하는 것 또한 큰 매리트다.
다만 아쉬운 전화기 기능은 16만원의 한계다. 3G 통신망만을 지원하고, 그나마도 LG유플러스 유심은 주파수가 달라 사용할 수 없다. 카메라도 300만 화소다. 카메라 앱 역시 실행되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결과적으로 E1은 고사양 폰이 필요없는 음악 마니아 뿐만 아니라 등산, 낚시 등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중장년층에게도 적합하다.
정찬수 기자/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