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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면 원조’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주 별세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라면을 만든 삼양식품 창업주 전중윤 명예회장이 지난 10일 밤 8시30분 향년 9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강원도 철원 출신인 고인은 1961년 삼양식품을 창업한 뒤 당시 주무부처인 상공부에서 5만 달러를 받아 라면을 만들기 시작했다.

남대문 시장을 지나가다 사람들이 한 그릇에 5원하는 꿀꿀이 죽을 사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것을 보고 국내 식량 자급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생각에 라면을 생각해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2년 뒤인 1963년 9월 15일 고인은 국내 첫 라면인 ‘삼양라면’을 생산하며 라면 시장을 이끌었다.

삼양라면은 출시 6년 뒤인 1969년 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수출됐고 현재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1980년대 들어 고인은 라면 외에 스낵, 유가공, 식용유, 축산업, 농수산물 가공 등으로 업종을 다각화해 삼양식품을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웠다.

그러나 시련도 있었다. 1989년 말 라면에 비식용 소기름을 사용했다는 논란을 불러온 ‘우지(牛脂) 파동’ 사건은 결국 대법원에서 무죄로 판단됐지만 삼양라면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줬다.

고인은 재기를 노렸지만 곧장 찾아온 외환위기에 경영이 악화해 결국 1998년 초 삼양식품은 4개 계열사 화의를 신청했다. 고인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2005년 화의는 종료됐다.

이후 고인은 라면용 수프와 유가공 식품을 위해 1970년대 초 설립한 대관령 목장을 관광 단지로 개발, 사업 부문별 구조 조정, 수익성 제고를 바탕으로 한 내실 경영 등의 중점을 두고 삼양식품을 이끌었다.

5년 뒤인 2010년 3월 고인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장남인 전인장 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했다.

고인은 경영뿐만 아니라 사회 발전에도 기여했다.

이건식품문화재단을 설립해 매년 장학금과 학술 연구비를 지원하고, 1978년 삼양대화의원을 설립해 강원도 지역 주민에게 15년 동안 다양한 의료 혜택을 제공했다.

고인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으며 금탑ㆍ은탑ㆍ동탑 산업훈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계순 여사와 장남 전인장 회장 등 2남 5녀가 있다.

전 명예회장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제 20호실이며, 영결식은 14일 오전 9시 진행된다. 장지는 강원도 평창군 삼양목장 내에 마련된다. ☎02-940-3000.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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