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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이동 먹자골목, 제2롯데월드 ‘후광효과’ vs ‘빨대효과’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제2롯데월드가 영업을 시작하면 여기도 콩고물이 떨어지지 않겠어요.”

9일 오후 송파구 방이동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제2롯데월드 개장을 기다리는 방이 먹자골목 상권의 기대감을 이렇게 전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서울시에 제2롯데월드 저층부에 대한 임시 사용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공사를 매듭진 상업시설부터 서둘러 영업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제2롯데월드가 가져다줄 ‘후광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송파구청 건너편 오금로11길을 따라서 형성된 방이동 먹자골목 상권에 퍼져있었다. 1~2년 전부터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지금은 하루 유동인구가 10만명에 달하는 상권으로 성장했고 점포 개설, 상가 분양 등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오모(54) 씨는 “점심시간엔 인근 사무실 직원들이나 롯데월드 공사장 인부들이 떼 지어 밥 먹으러 온다. 가게를 처음 연 3년 전에 비해 매출이 30~40% 늘었다”고 말했다.

중앙공인중개사사무소 황도선 대표는 “작년부터 새 점포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이곳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특히 유명 외식프랜차이즈업체가 지난해 말 직영점을 내면서 권리금과 임대료 수준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상가뉴스레이다의 자료를 보면 이 지역의 최근 임대료는 상가 1층 전용 50㎡ 기준으로, 보증금 1억원에 월세는 250만원 수준이다. 권리금은 1억5000만원 정도. 일부 목이 좋은 곳은 2억8000만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해서 10% 가량 올랐다.

황 대표는 “이달 초 문을 연 한 치킨집은 권리금만 5억5000만원을 주고 점포를 내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방이 먹자골목에 대한 ‘장밋빛 미래’는 단순히 제2롯데월드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2~3년 사이 주변에 신축 오피스텔과 업무빌딩이 들어선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작년 5월에는 인근 신천동에 삼성SDS 타워가 들어서며 이곳 직원들이 먹자골목의 신흥 수요층으로 급부상했다. 지금까지는 삼성SDS 일부 직원들만 입주한 상태였으나, 다음달에 회사 이전이 완료되면 7000명에 달하는 상주 인원이 먹자골목으로 쏟아져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이 지역에 대한 이런 호재가 지나친 자신감으로 이어지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곳의 임대수익률은 3% 후반에서 4% 사이로 그리 좋은 수준이 아니다. 보통 6%를 ‘돈이 되는’ 수준으로 보는 것을 감안하면, 먹자골목의 상가 건물을 매입하는 건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일 수 있는 셈이다.

또 먹자골목 내 건물 70% 이상이 들어선지 10년 이상 된 건물들이기에 건물주로서는 재투자에 대한 비용까지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근 S부동산 관계자는 “엄밀히 따져보면 먹자골목 주변 부동산 상황에는 부정적인 요소들도 있다”며 “상가나 점포 주인들이 ‘사려면 사고 말라면 말라’는 식으로 터무니없이 높은 임대료와 권리금을 요구하면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제2롯데월드는 분명히 먹자골목 상권에 상당한 집객유인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다만 사실 롯데월드같은 대형 쇼핑몰은 손님을 주변으로 뿌리기보다는 가두고 내놓지 않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상인들과 건물주들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제2롯데월드가 먹자골목 상권 ‘후광효과’를 끼칠 수도 있고 ‘빨대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임대료나 권리금이 오르고 있는 것은 일단 대규모 개발에 따른 당장의 후광효과로 볼 수 있지만 제2롯데월드가 실제로 개장한 뒤 지속적으로 유동인구가 유입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효과가 엄청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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