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말 기준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평균판매가격은 3094만원, 2734만원이다. 1분기 평균환율(1달러 1069.18원)으로 환산하면 각각 2만8936달러, 2만5569달러다. 2분기 평균환율이 1029.19원으로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는 3만 달러, 기아차도 2만6000달러가 돌파가 확실시된다. 사상 최고치다.
평균판매단가 상승은 소형이나 준중형에서 중ㆍ대형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해외판매 차종이 확대된 이유도 있지만, 환율 하락 탓이 크다. 2009년부터 2014년 1분기까지 원화 기준 현대ㆍ기아차의 해외판매 가격은 3.11%, 6.11% 올랐지만, 달러화 기준으로는 이 수치가 각각 9.71%와 9.24%로 높아진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평균치 기준)이 1276.35원에서 1069.18원으로 16.23%나 하락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엔화와 독일의 유로화 환율은 이 기간 상승해 현대ㆍ기아차의 가격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렸다.
실제 9일 미국 자동차 판매가격 비교사이트인 트루카닷컴(Truecar.com)을 통해 LA지역 판매가를 조사한 결과 현대ㆍ기아차는 일본이나 독일차 대비 가격 경쟁력이 거의 없었다. 현대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엘란트라(국내 판매명 아반떼) 가격은 1만9010달러로, 경쟁모델인 토요타 코롤라(1만8210달러), 폴크스바겐 제타(1만8815달러) 보다 비쌌다. 중형 스포트유틸리티차량(SUV) 부문(전륜)에서도 싼타페의 가격이 3만775달러로 토요타 하이랜더(3만75달러)나 혼다 파일럿(3만500달러) 보다 더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얼핏 우리차가 제 값을 받는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아직 일본이나 독일 경쟁사 대비 브랜드 파워가 못한 상황에서 가격경쟁력까지 약화된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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