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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월가 큰 손들, 삼성전자 경영진 만나…“배당 더 해라” 압력
[헤럴드경제=홍길용기자] 헤지펀드 등 미국의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부진한 실적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에 주주정책 확대를 강력요구했다. 페리캐피탈(Perry Capital LLC), 야크만애셋매니지먼트(Yacktman Asset Management), 아르티잔파트너스(Artisan Partners LP) 등 미국 월스트리트의 펀드매니저들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삼성전자 경영진과 만남을 갖고 배당확대와 자사주매입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이익의 7.2%를 주주에게 배당했지만, 시가배당률로는 1%에 불과했다. 자사주매입은 2007년 이후 중단된 상태다. 애플이나 대만반도체제조(TSMC)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이들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지분률을 2008년 42%에서 현재의 50%까지 높였지만 회사 측이 600억 달러의 현금을 쌓아놓고도 이에 합당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번스타인(Bernstein)의 마크 뉴먼 연구원은 삼성이 올 해 순현금보유고를 250억 달러가량 늘릴 것으로 예상했으며, 2015년에는 총 현금보유고가 1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해 11월 투자자설명회에서도 삼성전자는 올 해 주주정책을 재검토할 방침이라고는 밝혔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고 WSJ은 부연했다. 최고경영자(CEO)인 권오현 부회장은 지난 3월 현금보유고를 취급하는 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당시 권 부회장은 “미래에 좀 더 나은 배당을 위해 지속적인 성장을 해야하며, 이를 위한 새로운 투자는 현금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가의 투자자들은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는 것이 삼성전자의 주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박한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월 11% 하락했고, 시가총액으로 25조원이 증발했다. 성장정체와 스마트폰 판매 둔화에 대한 우려 탓이다. 현재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013년 이익의 7배로 16배인 애플이나 17배인 인텔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페리캐피탈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데이비드 러스코프는 “주주환원은 기업가치에 대한 더 나은 평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도 2년전 100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배당이나 자사수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지 않았었다. 하지만보유고를 데이비드 아인혼과 칼 아이칸 등의 주주활동 펀드들이 공개적으로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했고 결국 애플은 지난 해 배당확대와 자사주 매입 그리고 주식분할 등을 단행했다. 지난 해 애플은 뚜렷한 이익추정치 상향이 없었음에도 주가가 66% 상승했다.

운용자산규모 110조원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에 동시에 투자하고 있는 아르티잔파트너스의 조 배리 분석가는 “삼성전자의 재무적 건전성과 사업역량을 높이 평가하지만 기업구조에 대한 정보를 좀 더 공개하는 경영투명성을 개선해야 주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야크만애셋매니지먼트의 제이슨 서봇키 매니저는 “삼성전자는 엄청난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는데, 결국 재투자나 각종 거래에 필요한 이상의 현금을 쌓고 있다”고 꼬집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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