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그룹 회생위해 전방위 발품 로지스틱스, 오릭스와 본계약 체결 임박…자구안 80% 완료…대내외 평가도 호전
현정은<사진>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해 자주 여의도에 모습을 드러냈다. 1년 전인 지난 해 7월 현대상선의 만기 회사채에 대한 차환 발행 지원 요청을 위해 직접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과 진영욱 당시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을 만났다. 자구계획안 발표 전후로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도 만났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현 회장 측에서 먼저 ‘어려우니까 도와달라’며 만나자는 의사를 전해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런 노력 덕분일까. 현대그룹을 바라보는 금융권과 시장의 시각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 일단 자구계획안 이행 실적이 좋다. 지난 6개월 간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에 성공했다. 일부 계열사 매각 작업이 완료되면 자구안의 약 80%를 완료하게 된다.
2일 금융권 및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최근 LNG전용선사업부 매각 절차를 완료하고 현금 약 5000억원을 확보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4월 IMM컨소시엄과 약 1조원에 본계약을 체결했다.
또 해외 사모펀드 ‘마켓밴티지리미티드’로부터 1140억원의 외자를 유치했고, 지난 3월에는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를 통해 1803억원을 확보했다. 기업공개 예정이던 현대로지스틱스는 매각으로 전략을 수정, 일본 오릭스와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매각 규모는 약 6500억원대다. 이외에도 부산 용당 컨테이너야드 용지 등 3800억원 규모의 자산과 1565억원 규모의 보유 지분을 처분했다.
자구안이 순조롭게 진행되며 위축됐던 조직 분위기도 개선되고 있다. 그룹 내 한 임원은 “신용등급이 떨어졌던 지난 3~4월이 최악의 상황이었다. ‘법정관리 들어오겠구나’ 싶었다. 다행히 자구안이 잘 진행되면서 위축됐던 분위기도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룹 회생을 위한 현 회장의 노력에 대한 그룹 안팎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일단 금융권의 시각이 호전세다. 적극적인 자산 매각, 사업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좋게 평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채권단과 갈등을 빚고 있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현 회장을 비교 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회사 내부도 마찬가지다. 현대상선 한 임원은 “특히 현대상선을 살려야 한다는 현 회장의 의지가 매우 강하다”라며 “일단 회사 내부에서는 LNG사업부와 로지스틱스 매각이 완료되면 당분간 유동성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 해운 경기 회복으로 영업만 ‘턴오버’되면 된다. 이젠 뭔가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