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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정은 회장, 백방으로 뛴 ‘반 년’…현대그룹, 자구안 80% 완료
-LNG전용선사업부 매각 완료…현금 5000억원 확보
-현대로지스틱스 ㆍ금융3사 매각 하반기 마무리 전망
-현정은 회장 “무조건 살린다” 적극 의지…대내외 평가 호전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현정은<사진>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해 자주 여의도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해 7월 현대상선의 만기 회사채에 대한 차환 발행 지원 요청을 위해 직접 홍기택 산업은행장과 진영욱 당시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을 만났다. 지난 해 12월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 발표 전후로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도 만났다. 현 회장 측에서 먼저 만남을 요청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유사한 상황에 처한) 다른 기업 오너들과는 달리 현 회장은 ‘어려우니까 도와달라’며 먼저 만나자는 의사를 전해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런 노력 덕분일까. 현대그룹을 바라보는 금융권과 시장의 시각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 일단 자구계획안 이행 실적이 좋다. 지난 6개월 간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에 성공했다. 올 해 하반기에 일부 계열사 매각 작업이 완료되면 자구안의 약 80~90%를 완료하게 된다.

2일 금융권 및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최근 LNG전용선사업부 매각 절차를 완료하고 현금 약 5000억원을 확보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2월 IMM인베스트먼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LNG 전용선사업부 매각을 추진해오다 지난 4월30일 IMM컨소시엄과 약 1조원에 본계약을 체결했다. ‘현대LNG해운’을 신설해 지분 100%를 넘기고 IMM컨소시엄이 세운 SPC가 지분 80%를 유증 형태로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현대상선은 나머지 지분 20%를 보유한다. LNG전용선 사업부 매각은 현대그룹 자구안 중 가장 비중이 크다.

자기자본 확충 계획도 대부분 완료했다. 현대상선은 해외 사모펀드 ‘마켓밴티지리미티드’로부터 1140억원의 외자를 유치했다. 지난 3월에는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를 통해 1803억원을 확보했다. 당초 기업공개 예정이던 현대로지스틱스는 매각으로 전략을 수정, 일본 오릭스와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매각 규모는 약 65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이외에도 부산 용당 컨테이너야드 용지(3200억원), 컨테이너 박스(563억원)등을 팔았고, KB금융지주 지분 등 총 1565억원 규모의 보유 지분을 처분했다. 금융3사와 반얀트리호텔 매각 작업이 하반기 내에 완료되면 현대그룹은 1년 만에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안 이행을 완료하는 셈이다. 


조직 분위기도 최근 반전되고 있다. 지난 3월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 등 주요계열사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졌을 때만해도 현대그룹 임직원들의 사기는 크게 저하됐다. 그룹 내 한 임원은 “신용등급이 떨어졌던 지난 3~4월이 최악의 상황이었다. ‘법정관리 들어오겠구나’ 싶었다. 다행히 자구안이 잘 진행되면서 위축됐던 조직 분위기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 회장이 그룹 회생을 위한 노력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일단 금융권의 시각이 호전세다. 일부에서는 채권단과 갈등을 빚고 있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현 회장을 비교 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적극적인 자산 매각, 사업포트폴리오 조정, 구조조정 등이 노력을 좋게 평가하고 있다.

그룹 내부도 마찬가지다. 현대상선 한 임원은 “특히 현대상선을 살려야 한다는 현 회장의 의지가 매우 강하다”라며 “일단 회사 내부에서는 LNG전용선사업부와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이 완료된 만큼 당분간 유동성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 해운 경기 회복으로 영업만 ‘턴오버’되면 된다. 몇년을 쉬었는데 이젠 뭔가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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