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장마가 한차례 지나가고 난 한여름, 집집마다 ‘전쟁’이 시작된다. 빗물이 고인 웅덩이에서 알을 까고 나온 모기떼와의 전쟁이다. 창문마다 방충망을 걸어닫고 살충제도 뿌려보지만 역부족이다. 어느 틈에 들어왔는지 귓전에는 ‘왱왱’ 모기 날갯짓 소리가 맴돈다.
그래서 여름 나기를 힘들게 하는 주적으로 대부분의 사람은 모기를 꼽는다. 작은 몸으로 살짝 열린 창문 틈을 비집고 들어와 온 집안을 제 집 앞마당처럼 누비는 꼴이 고깝다.
하지만 사실 여름철 가족의 건강을 위협하는 진짜 적은 모기가 아닌 ‘곰팡이’다. 모기가 “나 여기있다”는 듯 존재감을 뽐 내며 등장할 때, 곰팡이는 마치 수은처럼 조용히, 그러나 치명적인 독성을 내뿜으면 온 집안을 휘감는다. 미처 전쟁을 준비할 틈도 주지 않는다.
곰팡이가 방 모서리 틈이나 욕실 타일에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하는 것이 눈에 보일 때 미리 확실히 살균ㆍ제거 처리를 해야 하는 이유다. 일상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베이킹소다와 식초, 구연산만 있으면 준비 끝이다.
베이킹소다는 바다나 생물의 체내에 존재하는 약알칼리성 천연 미네랄로 만든다. 주로 식품첨가물로 쓰이지만, 인체에 무해한 특성 때문에 세제 대용으로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끓는 물에 약간의 베이킹소다를 녹여 싱크대나 욕실 타일 등을 닦으면 뛰어난 세척력과 소독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때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을 함께 사용하면 세척력이 더 강해진다. 알칼리성인 베이킹소다와 산성인 구연산이 만나면 중화작용을 일으키면서 거품이 생기는데, 이 거품이 곰팡이의 미세한 틈으로 구석구석 스며들기 때문. 독한 락스를 사용하는 대신 안전하게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셈이다.
주방에 하나쯤은 있는 식초로 좋은 향균제다. 일반적으로 시판되는 화학 곰팡이제거제는 일시적인 살균능력은 뛰어나지만 항균능력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식초를 뜨겁게 데워 분무기에 담아 곰팡이가 핀 곳에 뿌려주고, 10∼15분 정도 두었다가 스펀지로 세게 문지르면 특유의 냄새도 금세 없어질 뿐 아니라, 추가 곰팡이 발생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