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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르드 전사 페쉬메르가, ISIS와의 전투준비는…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이라크ㆍ시리아 이슬람국가(ISIS)가 ‘이슬람국가’ 건국을 선포하며 세력확장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쿠르드족 전사들이 이들로부터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쿠르드자치정부의 군 기강과 구조적 문제 등을 지적하며 ISIS와의 싸움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키르쿠크 지역 쿠르드자치정부 군 조직인 ‘페쉬메르가’의 전투상황을 전하며 ISIS가 이들과 전투를 벌이게 될 경우 호각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런던의 군 싱크탱크 RUSI의 가레스 스탠스필드는 “만약 ISIS가 쿠르디스탄 지역을 공격해도 쉽게 격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ISIS가 전면적인 공격을 감행한다면 쿠르드 군대가 패배하지는 않겠지만 지도부가 예상하고 있는 것 보다는 더 피해가 클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스탠스필드는 “ISIS가 전투전문가들로 이뤄진 강한 군대를 갖고 있으며 아마 쿠르드족보다 더 좋은 장비를 갖추고 있을 것”이라며 “전투가 어려워지면 인명손실도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러시아제 T-55탱크와 쿠르드자치정부 군 조직 페쉬메르가. [사진=위키피디아]

ISIS는 이라크 정부군이 도망치며 기지에 남겨둔 미군 탱크, 대공미사일, 헬리콥터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금 명목으로 주민들로부터 자금을 확보했고 시리아 동부 국경 유전지대에서 석유를 뽑아올리며 전쟁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고 있다.

페쉬메르가는 지난 2003년 미군의 이라크 침공 당시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 보안군으로부터 다량의 장비를 확보했다. 또한 최근 키르쿠크 지역 이라크군이 철수하며 남겨둔 미제 기관총, 탱크, 대공미사일, 탄약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페쉬메르가 출신 군 사령관 부란 사이드 수피는 FT에 “2003년 이라크군으로부터 대부분의 무기를 확보했고 지금은 이전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다. 미군이 이라크군에 제공한 장비들을 이제 우리가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페쉬메르가의 최대 약점은 취약한 자금 사정이다. 올해 이라크 중앙정부는 쿠르드자치정부 예산을 크게 줄였다. 페쉬메르가 하부 조직은 아직도 무장 상태가 좋지 않을 뿐더러 급여도 제때 주지 못한다고 FT는 전했다. 이라크 북서부에서부터 동부 국경까지 1000㎞의 국경을 지키고 있으며 ISIS와의 전투에서도 보고된 것 보다 더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는 내부 소식도 전했다.

그럼에도 아직 숫자상으로는 페쉬메르가가 우위에 있다. 쿠르드 전사는 약 20만명에 이르는 반면 ISIS 핵심 군 병력은 3000명 가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페쉬메르가는 ‘죽음에 직면한 이들’이란 뜻으로 산악 게릴라부대로 출발했다. 19세기말부터 쿠르드 군사조직으로 시작해 수십년간 쿠르드족 자치권을 위해 싸웠다. 그러나 최근 추세는 ‘국가’보다는 ‘생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피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페쉬메르가는 “싸움에 능하지 못하다”며 “내가 싸우던 시절에는 국가를 위해 싸웠지만 오늘날 페쉬메르가는 생계를 위해 싸운다”고 말했다. 그는 1981년 페쉬메르가에 입단했다.

그는 “한 달에 15일 훈련받고 50만디나르를 받는데 방세를 내고 다른 직장을 찾아 일을 한다”며 “예전 우리와 같지 않고 이는 규율이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48개 페쉬메르가 부대 중 쿠르드자치정부가 직접 통제하고 있는 부대는 8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부대는 군 통제 체계가 서로 다르다.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UK)으로 나뉜 쿠르드족 사회도 군의 분열 요소로 지적되기도 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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