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자동차부품 전문기업 만도가 선양에 대규모 공장을 설립, 중국 내륙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만도는 향후 이 공장을 기반으로 현지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고객군을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30일 만도에 따르면,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지난 25일 중국 허베이성 바오딩시 장성기차 본사에서 웨이지엔쥔 장성기차 사장과 ‘전략적 협력 협의서’를 체결했다.
장성기차는 중국 SUV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지 완성차 업체로, 지난해 총 76만대의 차량 판매고를 올렸다. 협약에 따라 두 회사는 향후 신차 개발 시 초기 단계서부터 ‘맞춤형 부품’ 개발ㆍ생산을 공동으로 진행하게 된다. 장성기차가 한국 업체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은 만도가 처음이다.
만도는 27일 중국 선양시 대동구에 대규모 자동차부품 공장(MSYC)의 문을열었다. 이날 준공식에 참여한 정몽원 한라그룹회장(가운데)이 공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
만도는 이어 27일에는 중국 내 여섯 번째 생산기지인 선양공장(MSYC) 준공식을 열고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6만6000㎡ 부지에 연간 120만대 브레이크 생산능력을 갖춘 MSYC는 최근 급속 성장중인 흑룡강성, 길림성, 요녕성 등 중국 동북 3성 자동차 시장을 공략할 주요 거점이다.
이날 준공식에서 신사현 만도 부회장은 “만도 선양 공장이 위치한 중국 선양시 대동구에는 상하이 GM 선양공장을 비롯, 화천 BMW, 화천기차그룹 등 주요 고객이 인접해있을 뿐 아니라, 대련항도 가까워 수출에도 적합하다”며 “중국 북부지역을 모두 커버하는 생산기지(MSYC)를 확보확보함에 따라 고객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만도는 27일 중국 선양시 대동구에 대규모 자동차부품 공장(MSYC)의 문을열었다. |
이에 따라 MSYC는 현재 상하이GM(제너럴모터스와 상하이자동차의 합작법인)의 신형 크루즈(프로젝트명 D2XX)에 공급할 브레이크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0월 시행한 ‘삼포(三包)법’이 만도의 중국 내륙 영토확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법에 따르면 자동차 주요 부품에 결함이 발생할 경우 해당 완성차 업체는 60일(3000㎞)내 무상 교환ㆍ2년(5만㎞)내 교환 또는 반품, 3년(6만㎞)내 무료 수리를 해줘야 한다.
즉, 현지 완성차 업체가 품질 강화를 위한 양질의 부품 수급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만도는 이 기회를 이용해 현지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를 대폭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심상덕 만도 중국사업본부장은 “장성기차와 장안기차 등 현지 업체들과 거래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상하이기차, 길리기차 등 기존 ‘빅4’ 고객을 ‘빅6’로 다변화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만도는 장성기차와의 협력을 발판으로 내륙 지역에도 진출할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에 걸쳐 모든 중국 현지 일정에 직접 참석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중국 정부가 서부 개발에 집중하는 만큼 내륙 진출은 필수적이다. 충칭 지역에 현대차가 간다면 우리도 따라가야 한다”며 “추가로 만도의 글로벌화를 위해 멕시코와 러시아 공장 설립도 검토중”이라고 했다.
한편, 만도는 지난 2002년 조향 및 ABS 제품 공장을 중국 쑤저우에 세운 이후 2003년에는 캘리퍼 브레이크, 현가제품 등을 생산하는 베이징공장을 설립했다. 또 2004년에는 주물제품을 생산하는 텐진공장을, 2011년에는 볼보를 인수한 길리기차와 합작해 브레이크 및 현가제품을 생산하는 닝보공장을 건립한 바 있다.
만도는 향후 2017년까지 중국 법인에 4500억원을 투자해 매출을 3조원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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