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수용ㆍ박준규 기자]지난 3월 서울 강서구에서 발생한 ‘재력가 살인사건’은 빚 독촉에 시달린 현직 시의원이 친구에게 살해를 사주한 것이라는 경찰의 수사 결과가 발표됐다. 최종 조사에서 자세한 내용이 드러나겠지만,이에 대해 시민들은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 벌어졌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대학생 오모(25) 씨는 30일 “청부살인 자체도 놀라운 데 정치인이 청부살인을 지시했다고 해서 더욱 놀라웠다”며 “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이야기인데 실제 뉴스로 보니 혼란스럽다”고 했다. 이어 “보통 정치판을 들여다보면 돈 관계로 복잡한 실타래가 얽혀있다고 하는데 그런 말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인 것 같다”며 “돈 없이도 정치할 수 있는 건 아직 먼 미래의 얘기인가”라고 했다.

직장인 박모(28) 씨는 “현직 시의원이 살인을 지시한 것 자체도 무섭지만 그 배경에 ‘돈’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더 소름이 돋는다”고 했다. 그는 “빚 때문에 사람을 죽이려 들고 또 자기 빚을 청산하고자 살인에 가담하는 게 제정신인가. 우리 사회의 지극히 부도적한 측면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누구나 놀랄 만한 사건인 것은 맞지만 언론이 달려들어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것도 경계해야 하지 않나”라고도 했다.

“市의원이 살인교사라니…”, 경악 시민들 “사회 어두운 면 드러난 것”

회사원 윤모(27) 씨는 “살인교사라는 것도 놀라운데 더구나 서울시의원이 배후에 있다는 사실이 더 놀랍고 충격적”이라고 했다.

대학생 박모(26) 씨는 “시를 위해 일하는 시의원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인지 조사결과가 숨김 없이 나와야 한다”며 “이런 일이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능한 것인지 놀라울 따름이다. 무섭기도 하고 충격적이다”라고 했다.

앞서 강서경찰서는 채무 관계에 있는 수천억대 재력가(67) 씨를 살해하도록 사주한 혐의(살인교사)로 서울시의회 의원 A(44) 씨와 A 씨의 사주를 받아 살인을 한 혐의로 B(44)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재력가로부터 “빌려준 돈을 빨리 갚지 않으면 6ㆍ4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압박을 받자 B 씨에게 살해하라고 사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현재 범행 사실을 부인하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