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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인간 뇌를 담은 A.I. 인간감성을 닮다
1940년대 논리학자 인공 뇌 연구서 태동…튜링 계산이론 등 뇌 창조 아이디어
1956년 LISP 정의 ‘인공지능’ 용어 탄생…
70년대 전염성 혈액 진단·광물 탐사 활용
80년대 세탁기 등 적용 실생활에 사용…감성도 교류…지능형 플랫폼 교환 예고


오감(五感)에 대한 생리적 반응, 사고의 논리적 전개, 사물에 대한 계산적 분석. 인간의 뇌에서 벌어지는 가장 기초적이고도 핵심적인 활동이다. 그렇다면 뇌를 인체가 아닌 기계에 고스란히 옮긴다면 어떻게 될까? 과연 뇌의 위치를 이동하는 것은 가능할까? 인간의 뇌를 가진 기계는 인간인가, 기계인가?

이처럼 뇌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과 심오한 사유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지금 세상 곳곳에 도입된 인공지능 기술은 컴퓨팅 작업을 통해 기계가 구현하는 형태이지만 그 기술의 근원은 다름 아닌 인간의 뇌에서부터 나온 것이다.

학계에서도 인공 뇌를 연구하면서 인공지능이 뿌리를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의 태동기는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3년 시인이자 두뇌학자였던 미국의 워런 매칼럭 MIT 교수와 논리학자 월터 피츠는 뇌에서의 기초 생리학과 뉴런의 기능에 대해 연구했다. 동시대 영국의 수학자이며 철학자였던 러셀과 화이트헤드는 명제논리(Propositional Logic)를 , 튜링은 계산이론 (Theory of Computation)을 내놓으면서 최초로 뇌를 ‘창조’하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여기서 나온 것이 인공뉴런 모델이다. 뉴런은 자극을 받았을 때 전기를 발생시켜 다른 세포에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가리킨다. 신경세포들에 연결된 수만 개의 뉴런들은 세포의 활동량을 높여주는 뉴런과 활동량을 억제하는 뉴런들로 나눠지는데 이에 착안해 컴퓨터의 기본인 논리회로가 뉴런 기능처럼 작동할 수 있게 하는 발상으로 이어졌다.

발상은 발명을 낳았다. 1951년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의 수학과 졸업생 마빈 민스키와 딘 에드몬즈는 최초의 신경망 컴퓨터 ‘SNARC’를 만들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대해 명료하게 제시한 사람으로 이보다 앞선 1950년 앨런 튜링이 꼽힌다. 튜링이 고안한 ‘튜링 테스트(Turing test)’는 기계가 인간과 얼마나 비슷하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기계에 지능이 있는지 판별하는 원리를 담고 있다. 당시 튜링은 철학 저널 마인드(Mind)에 발표한 ‘컴퓨팅 기계와 지능(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이란 글에서 “컴퓨터로부터의 반응을 인간과 구별할 수 없다면 컴퓨터는 생각(thinking)할 수 있는 것”이라고 기술했다.

이 같은 태동기를 거쳐 1956년 인공지능이란 용어가 처음으로 탄생했다. 주인공은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 존 맥카시이다. 그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LISP’를 정의하며 실질적으로 인공지능이 ‘생산’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이후 인간의 문제해결 방식을 모방하는 범용 프로그램 GPS(General Problem Solver)가 만들어졌고, 1970년대부터 인공지능을 연구 이상의 지식기반 시스템으로 받아들였다. 이를 통해 컴퓨터가 인간 전문가와 유사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전문가 시스템이 도입돼 전염성 혈액을 진단하거나 광물을 탐사하는 분야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불완전한 인공지능이었다. 바로 인간의 언어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단어 계산’이라는 것이 나타나면서 단어처럼 모호하고 부정확한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도 개발됐다. 인간에 더욱 가까워진 인공지능은 1980년대 말 일본에서 식기세척기, 세탁기, 에어컨, 텔레비전, 복사기, 자동차 등에 사용되면서 본격적으로 인간의 실생활에 들어왔다. 


2000년대 전후 인터넷 시대와 현재 모바일 시대를 통과하면서 인공지능은 컴퓨터(인터넷)-정보(웹ㆍ하이퍼텍스트)-사용자(소셜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시대로 발전 중이다. 그 중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고성능컴퓨팅과 인공지능이 연결된 지능형 지식 플랫폼은 실시간 분석과 예측 시스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와 함께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감성 교류를 추구하는 심층 질의응답 기반의 지능형 지식 생산ㆍ제공 플랫폼으로의 전환도 예고하고 있다. 이미 IBM은 인간 수준의 퀴즈용 질의응답 시스템인 왓슨(Watson) 인공지능 컴퓨터를 개발해 퀴즈쇼에서 인간 챔피언을 이겼다. 구글은 자체개발한 구글 플랫폼에 모든 인터넷 정보를 저장ㆍ분석해 사람들의 모든 질문에 정확한 답을 제공하는 지식그래프를 추구하고 있다.

이처럼 끊임없이 변모하는 인공지능은 향후 사물인터넷(IoT)이 열리면서 이종 지식베이스 및 스마트 기기 간의 자율 협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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