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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2의 ‘윤장현’된 금태섭… 安과의 ‘함수 관계’는?’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7월 재보궐 선거에서 또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2012년 대선 출마 선언 이전부터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던 금태섭 대변인을 서울 동작을에 출마시키면서다. 벌써부터 정가에선 금 대변인의 당선 여부가 안 대표에게 정치적 기회 또는 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다른 시험대에 안 대표가 스스로를 올려놨다는 해석이다. ‘광주의 박원순(윤장현)’을 당선시키면서 벼랑 끝에서 살아온 안 대표의 승부수가 7월 선거에서도 통할지에 정치권이 숨을 죽이고 있다.

금 대변인은 지난 26일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보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안 대표가 대선출마를 하기 전부터 ‘페이스북(진실의 친구들)’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안 대표에게 쏟아지는 각종 의혹 해명을 위해 자발적으로 뛰었던 인사다. 금 대변인은 대선 당시 새누리당 정준길 전 대선기획단 공보위원이 ‘안철수의 여자관계’를 거론하며 안 대표의 대선출마 사퇴를 요구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스스로를 밀어 넣기도 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금 대변인은 검사 시절엔 한 언론사에 ‘수사 제대로 받는 법’이란 글을 기고한 다음 검찰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 글의 요지는 검찰에서 수사를 받게 될 경우 절대로 자신을 변호하려 애쓰지 말고, 철저하게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이 최선의 자기 방어라는 점을 주지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직 수사 검사가 직접 기고한 이 글은 검찰 내부에선 ‘조직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국민들로부터는 ‘용기있는 선택’이란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대선 당시 안 대표를 보필했던 변호사 4인방(금태섭-송호창-조광희-강인철) 가운데 한 명이자, 안 대표 개인적인 정치사로 봤을 땐 사실상의 ‘개국 공신’에 해당하는 지위를 금 대변인은 가진다.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이후 안 대표를 따라 신당에 합류한 원외 인사 가운데 여전히 안 대표를 곁에서 지키는 몇 안되는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같은 평가를 받는 금 대변인이, 전략공천이 유력한 서울 동작을에 출마를 선언한 탓에, 그의 당선 여부는 곧 안 대표가 거둘 정치적 기회와 입을 수 있는 정치적 자상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두가지 상반된 평가가 나온다. 금 대변인이 7월 보궐 선거에서 당선될 경우 ‘윤장현’을 당선시켰을 때처럼 안 대표는 큰 정치적 자산을 쌓을 수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엔 리더십 부재 논란에 휩싸일 공산이 크다. 특히 동작을 지역의 직전 국회의원이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었다는 점에서도 금 대변인이 당선될 경우 안 대표가 취할 정치적 의미는 배가될 수 있다.

7월 선거는 안 대표 스스로에겐 ‘안철수 세력’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의 의미도 띈다. 최근 관계가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진 송호창 의원을 제외하면, 새정치연합 내 안철수계 인사들은 전무한 상태다. 안 대표의 비서실장인 문병호 의원조차 ‘김한길계’로 분류된다. 당 내에서 세를 불리고, 이를 근거로 경쟁자를 누르며 ‘세 확장’이 필요한 시점이 안 대표가 현재 처한 상황이다. 7월 선거는 안 대표가 스스로 ‘안철수 계’를 만들 수 있는 정치적 자산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선거인 셈이다. 최근 차기 대권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안 대표는 문재인 의원에 비해 열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7월 선거를 기회로 삼아야 하는 절박함도 적지 않다.

10월 재보궐 선거에 비해 7월 재보궐 선거의 규모가 훨씬 크고, 세월호 사고와 문창극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 현재 시점이 안 대표에겐 정치적 자산을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평가된다. 안 대표가 스스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라는 점도 안 대표가 금 대변인을 동작을에 공천한 배경이다. 안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내년 3월초께 열릴 당권 경쟁(전당대회)에서의 승자는 오는 2016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하게 된다.

그러나 금 대변인이 출마한 동작을 선거를 낙관키는 어려운 상태다. 특히 전략공천의 핵심인 ‘상대 카드’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상황이란 게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동작을 지역에서의 새누리당 후보로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 나경원 전 의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이 거론된다. 누가 나오더라도 정치 신인인 금 대변인이 상대키엔 쉽지않은 상대라는 것이 정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자칫 이를 과도하게 의식해 이번 보궐 선거에서 동작을 선거에 ‘올인’할 경우, 지난 6월 지방선거 때처럼 ‘자기 선거(광주시장 선거) 치르느라 선거를 망쳤다’는 비판이 또다시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금 대변인 외에도 7월 선거엔 적지 않은 수의 안철수 계 후보들이 출마를 준비중이다. 수원을(권선) 지역구에 전략공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이태규 새정치연합 사무부총장과, 전남 영광·함평·장성·단양에 출마한 이석형 전 함평군수, 경기 평택을 출마를 저울질 중인 이계안 최고위원 등이 안 대표 측 인사들로 분류된다. 이들에 대해 ‘공천 뒷심’을 쓰는 당내 정치력과, 이들의 당선을 이끌어내는 대중 친화력을 안 대표가 보여줄 수 있느냐가 7월 선거의 핵심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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