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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심판의 계절
축구의 역사는 기원전 수세기로 거슬러 올라가 정확한 내력을 알기란 쉽지 않다. 종주국이 영국이란 것도 흐릿한 약속의 결과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벌판이나 동네골목에서 학교운동장으로 그리고 프리미어리그로 끊임없이 진화했다는 사실이다.

축구다운 축구는 1800년대 초반부터 기록된다. 돈과 명예가 걸린 경기가 유럽에서 태동해 붐을 일으키면서다. 규칙과 공 그리고 경기장 조건이 정비됐다. 그러나 원초적인 공수의 티를 벗지는 못했다. 우격다짐으로 공보다 상대를 걷어차는 선수, 제 골대에 공을 차 넣고 정신없이 날뛰는 선수, 팀워크나 페어플레이보다는 독단적 플레이와 우승에 목숨 거는 선수가 판을 쳤다.

무엇보다 ‘관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심판이다. 1870년대 후반의 일이다. 그로부터 반세기를 더 보낸 뒤인 1930년 마침내 우루과이에서 제1회 월드컵대회가 치러진다. 축구가 세련될 대로 세련됐다는 방증이지만 치열한 경쟁에다 명예와 애국심까지 보태지다 보니 반칙은 더 지능적이고 교묘해졌다. 언어장벽으로 선수와 심판 사이에 불통은 다반사였다.


호루라기만 불어대는 힘없는 심판, 그라운드의 고독한 판관(判官)에게 뭔가가 절실했다. 법대로 하자는 여론이 가세하면서 축구계의 고민이 커졌다. 뿔난 마스크를 씌우자는 의견도 있었을 법하다. 결국 노랑(옐로우)과 빨강(레드) 두 종의 카드로 귀결됐고, 1970년 멕시코월드컵에서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반칙의 강도가 심하면 옐로카드를 내밀고 더 심하면 퇴장인 레드카드를 꺼낸다. 옐로카드 두 번이면 레드카드가 된다.

브라질월드컵 열기가 뜨겁다. 태극전사들이 18일 러시아와의 첫 경기에서 먼저 골문을 열고도 1대1 무승부를 이뤘다. 워낙 옐로카드를 남발하는 심판이 배정돼 걱정이 컸지만 다행히 기우였다. 남은 경기 화이팅을 기원한다.

황해창 선임기자/hc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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