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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티 열기’ 식어가는 호주 탄광촌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호주 탄광 업계에 서서히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원자재가 하락과 더불어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로 호주 탄광촌은 점차 활기를 잃어가는 중이다.

2년 전만 해도 부동산 중개업자 한 명이 하루에 25채의 집을 거래하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선 3채밖에 거래되지 않는 등 업계의 침체가 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실정이다.

지난 10년 간 석탄, 철광석,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호재를 누렸던 호주 탄광 업계에 파티가 끝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초 톤당 110달러에 이르던 석탄 가격은 절반으로 하락해 7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철광석도 2011년 톤당 190달러가 넘으면서 정점을 찍은 뒤론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 현재는 95달러에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리, 금, 기타 원자재들도 대부분 하락했다.

호주 서부지역의 한 탄광과 퀸즈랜드 지역 탄광촌. [사진=위키피디아]

호주의 한 탄광촌은 광공업 붐이 일던 시절 매월 7000달러씩 임대료를 주고 사무실을 빌려야 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그 사무실들이 텅텅 비어있다. 도심에 위치한 가게들도 빈 곳이 늘어나 을씨년스러운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 지역 업계 관계자는 마을이 점점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며 “천천히 죽음을 맞이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수출이 호조를 보이던 몇 년 전만 해도 광산 트럭 운전사의 연봉이 20만달러에 이를 정도였지만, 자원 분야 고용 전문업체인 조디엘리엇컨설팅에 따르면 업계는 지난 18개월 동안 3만 명의 직원을 감축했다.

원자재 업계의 성장세 둔화로 지난해 호주 고용 성장률은 20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고 실업률은 10년 만에 최고치인 6.1%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리오 틴토, 앵글로 아메리칸, BHP 같은 글로벌 원자재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수익 개선을 위해 일시적으로 수십억달러의 투자를 줄이고 있고 정부의 원자재 프로젝트 관련 예산 소비도 14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철광석과 석탄은 호주의 최대 수출품이며 수출되는 상위 10개 상품 및 서비스 중 8개가 원자재일 정도로 원자재는 호주 경제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탄광 폐쇄, 프로젝트 연기, 불안한 고용과 원자재가 하락이란 악재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업계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자재가는 아직 10년 전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2007년 경제성장률 4.5%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 2.4%를 기록하면서 호주 경제가 아직까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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