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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랭킹] 태국 억만장자 ‘지도’ 를 바꾼 군부 쿠데타
4년간 1위 찌야와논 2위로 밀려
찌라티왓 家는 재계 서열 1위로


역대 19번째 군사 쿠데타가 태국의 갑부 서열까지 바꿔놓고 있다. 태국 통화인 바트화 가치 하락으로 자산은 줄고 달러 빚은 늘어, 그동안 공격적 투자를 감행해 온 억만장자들이 적잖은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태국 자산가 순위 50위’에서 지난 4년간 1위를 지키던 타닌 찌야와논(75) CP그룹 회장이 2위로 밀려났다. 식품 재벌인 타닌은 지난해 중국 핑안보험 지분 16% 확보에 94억달러, 현지 할인점 체인 시암 마크로 인수에 66억달러 등 한해에만 160억달러(16조 2880억원)를 기업 인수에 쏟아부으며 아시아 인수합병(M&A)계의 ‘큰 손’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하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CP그룹의 해외부채는 110억달러에 이른다. ‘기업 쇼핑’을 위해 흥청망청 빌어다 쓴 빚이 경제가 나빠지자 고스란히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태국의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2.9%에서 올해 1분기에 -2.1%(직전분기대비)로 더 낮아졌다. 바트화 가치는 CP그룹이 공격적 투자를 단행한 직후인 지난해 6월 이후 5% 떨어졌다. CP가 갚아야할 달러 빚이 5% 늘어난 셈이다.

왼쪽부터 토스 찌라티왓, 타닌 찌야와논

포브스는 타닌 회장의 자산을 11억달러 줄어 든 115억달러(11조7070억원)로 매겼다.

호텔과 백화점, 외식점을 경영하는 센트럴 그룹의 소유주 찌라티왓 가(家)는 태국의 새로운 재계 서열 1위로 떠올랐다. 자산 총액은 127억달러(12조9286억원)로 평가됐다. 하지만 쿠데타로 인해 올해 1분기 호텔 예약률이 떨어지고, 민간 소비가 줄면서 센트럴 역시 고전하고 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포브스는 태국 슈퍼리치들이 군부 쿠데타 등 정정불안으로 대부분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순위의 3분의 1 가량이 올해 순위에선 자산이 더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닛산 자동차를 생산하는 시암 모터스의 폰텝 폰쁘라파 회장은 자동차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해 자산이 11억달러로 줄었으며, 순위는 22위에 그쳤다.

또 지난해 순위 8명의 순자산이 최소 3억500만달러 밑으로 하락했다.

반면, 달러 자산을 많이 보유한 슈퍼리치들은 상대적으로 재미를 봤다. 바트화 대비 달러 강세로 가장 이득을 본 이는 6위에 오른 ‘보험 왕’ 바니치 차이야완 회장이다. 타이생명 지분 15%를 일본의 메이지야스다 생명에 넘긴 덕에 자산이 18억달러 늘어 39억달러를 보유 중이다.

포브스는 ‘달러 재산’을 지킨 부자들이 ‘억만장자 클럽’에 새로이 진입해 태국의 억만장자 수는 지난해 20명에서 26명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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