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은혜 기자] 전주역사박물관에 보관된 동학군 장군 유골이 108년만에 안장된다.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스님)은 지난달 31일 전봉준 장군 전주 입성기념일을 맞아 전주 역사박물관을 방문,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동학군 장군 유골을 금년내 정읍 황토현 전전지에 안장하기로 결정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도 지난 31일 면담에서 “유골을 박물관에 위탁한 (사)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측에서 금년내 반드시 안장하겠다는 의견을 밝혀 왔다. 동학군이 승리를 거둔 황토현 전적비에 안장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정읍시에서도 안장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협의가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혜문스님은 지난달 19일 전주역사박물관을 방문, 유골을 확인하고 “동학군 장군의 유골을 세간의 무관심으로 인해 20년 가까이 방치한 행위는 우리시대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며 “갑오동학운동 120년을 맞아 조속한 시일 안에 유골을 안장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문화재제자리찾기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박물관이 동학군 유골을 박물관에 18년째 방치하는 행위는 형법 161조 사체보관 및 유골영득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보고, 감사원에 지난달 26일 공익감사를 청구한 상태이다.
동학군 장군 유골은 1906년 일본인 사토 마사지로가 진도에서 수집한 것으로 훗카이도 대학에서 1995년 발견되었다. 반인권적 행위로 지적받자 1996년 훗카이도 대학이 한국으로 반환했다. 그러나 국내서 동학관련 단체들의 이견으로 안장처를 결정하지 못해 18년간 전주역사박물관에 방치되고 있다.
이 머리뼈는 일본군에게 학살당한 뒤 목이 잘렸던 동학군 대장의 유골로, 유골 하단부에는 ‘한국 동학군 수괴의 수급(머리)’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