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나는 M&A 시장…대기업 유동성도 풍부=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M&A 시장 규모는 40조~50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매각가 5조~6조원이 예상되는 ‘최대어’ 우리은행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LIG손해보험, 현대증권 등 30여곳의 대형 매물들이 시장에 나와 있거나 현재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들 기업들의 시장 영향력을 감안할 경우 관련 시장의 판도까지 좌우할 수 있는 M&A로 평가된다.
중소형사에 대한 대기업의 인수전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3일 LG그룹은 디스플레이 구동 칩 설계업체인 실리콘웍스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NHN엔터테인먼트는 전문 예매사이트인 티켓링크 인수를 결정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아이엠투자증권 매각전에 참여하면서 ‘자기자본 1조원’ 증권사 진입을 노린다. 이랜드 역시 중국 시장을 겨냥해 화장품 업체 인수를 검토 중이다.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4/05/27/20140527000578_0.jpg)
대기업이 보유한 현금도 충분하다. 한국은행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민간기업의 현금성 자산규모는 총 48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48%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일본(34%)과 미국(6%) 보다 높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기업들은 투자 지출, M&A, 자사주 매입 등의 여력이 충분하다”면서 “기업이 가진 현금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가 증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株 주가 들썩…장기 효과는 미지수=M&A 시장 활성화에 따른 주가 상승도 주목된다. 통상 M&A가 늘어날 경우 관련 시장 주가는 긍정적으로 움직인 경우가 많았다.
2007년 글로벌 M&A 시장이 4조9000억달러(약 5000조원)까지 크게 성장했을 때, 미국ㆍ유럽 증시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고 코스피도 사상 처음으로 2000선 돌파에 성공한 바 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올해 글로벌 M&A 시장은 3조7000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200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라스 아난드 피델리티자산운용 유럽 주식부문 총괄역은 “기업들의 M&A 활동의 급증은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에 호재”라면서 “소형주보다는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4/05/27/20140527000579_0.jpg)
최근 국내 시장에서도 M&A 관련주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NH농협증권과 합병이 결정된 우리투자증권은 증권업 침체 속에서도 한달새 10% 이상 올랐다. 다음 역시 카카오와의 시너지 효과로 현재가보다 25~30% 정도 상승 여력이 생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경우 M&A가 활발해지면 시장에도 좋은 시그널로 받아들여지지만 국내 시장은 좀 다르다”면서 “M&A보다는 오히려 대기업들의 주주가치 재고와 배당 상승이 증시에 더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