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스타 쇼핑호스트’에 대한 홈쇼핑업계의 영입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른바 쇼핑호스트의 ‘양대산맥’이라 불리는 정윤정, 동지현 쇼핑호스트가 각기 새로운 업체에 둥지를 틀면서다.
‘완판의 신화’를 자랑하는 정윤정 씨는 지난 4월 말 GS샵과의 계약 종료 후 롯데홈쇼핑으로 이적한 데 이어 CJ오쇼핑의 간판스타였던 동지현 씨는 최근 GS샵으로 자리를 옮겼다.
GS샵은 26일 “동지현 쇼핑호스트는 국내 쇼핑호스트 중 첫 손가락에 꼽히는 자타공인 최고의 쇼핑호스트”라며 “홈쇼핑업계 최고의 스타인 동지현 씨가 GS샵에 새둥지를 틀고, 6월부터 GS샵의 간판 패션 프로그램 ‘쇼미더트렌드 뉴시즌’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지현 씨는 지난 3월 CJ오쇼핑과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그의 향후 거취에 대한 여러 전망이 오르내린 바 있다. 롯데홈쇼핑의 정윤정 쇼핑호스트는 지난 22일 고객 100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하는 등 오는 6월 중순 본격적인 방송진행에 앞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며 몸풀기 중이다.
이처럼 거물급 쇼핑호스트들의 이적소식이 연이어 들려오면서, 일각에서는 홈쇼핑업계의 쇼핑호스트 이적시장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히트제조기’, ‘완판의 신화’, ‘분당 1억 판매 신화’ 등의 수식어가 방증하듯 홈쇼핑업계에서 스타 쇼핑호스트의 활약은 연예계의 ‘스타’ 못잖다. 때문에 스타급 쇼핑호스트의 영입이 곧바로 매출로 직결되지 않더라도, 소비둔화와 모바일시장의 성장으로 주춤해진 TV홈쇼핑에 힘을 싣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방송에서는 쇼핑호스트의 영향력이 분명있다. 누가 설명하고 판매하느냐가 고객들의 마음을 많이 움직인다”며 “유명 쇼핑호스트는 곧 고객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매출신장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또다른 업계관계자는 “홈쇼핑의 경우 소비자들이 상품보다는 쇼핑호스트를 기억하고 해당 쇼핑호스트가 나올 경우 믿고 사는 경우가 많다. 스타 쇼핑호스트의 영입의 경우 과거 그 쇼핑호스트가 만들어낸 매출의 일부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계산도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간판 쇼핑호스트의 이적을 심각하게 볼 이유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사실상 ’프리랜서‘로 업체와 계약을 통해 활동하는 쇼핑호스트의 특성상, 커리어개발을 위한 이직은 드물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본인의 커리어를 위해서 여러 회사로 이적하는 것이 드물지 않다. 통상 고객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 1년만에 왔다갔다하는 경우는 잘 없다. 다만 일정기간 한 곳에서 활동하다가 이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거물급 쇼핑호스트 이적소식에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CJ오쇼핑과 현대홈쇼핑은 쇼핑호스트 공개 채용을 진행, 새로운 인재영입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공개채용이 드물고 풀(pool)이 좁은 쇼핑호스트 시장에 새로운 피를 수혈,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CJ오쇼핑은 PD출신으로 지난해 누적매출 23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는 임세영 씨, 슈퍼모델 출신 한창서 씨, 류재영 씨 등의 쇼핑호스트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CJ오쇼핑은 기존 방송경력자를 채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각종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를 우선 선발, 상품 카테코리 별 전문 쇼호스트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홈쇼핑 역시 지난해 GS샵에서 이혜진 쇼핑호스트를 영입한 데 이어 향후 쇼핑호스트 이적 및 외부영입 계획은 없는 상황. 현재 현대홈쇼핑은 2013년 1800억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바 있는 김동은 쇼핑호스트를 간판으로 쇼핑호스트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현재 영입 소식은 없고 올해 하반기에 신입 쇼핑호스트 공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