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정치불신 쌓는 ‘빚의 도시’…원도심 표심이 당락 가른다
BIG 17 광역단체 현장&데이터 - 인천광역시장
침체된 상권 등 재개발 수요 많지만…市재정 악화로 사업 대부분 중단·미착수

세월호 침몰 여파 宋후보로 표 몰려…劉후보는 “안행부 장관 출신” 자신감


동구, 서구, 남구, 남동구, 부평구, 계양구 등 인천의 원도심(구도심) 주민들은 ‘불만의 여름’을 맞고 있다. 재개발 수요가 높은데도 시 재정악화로 대부분 사업이 중단되거나 첫 삽조차 뜨지 못 하면서 ‘핫 이슈’인 부채 문제를 극적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300만 명에 육박하는 인천 인구 절반(150여만 명)이 원도심에 몰려 있는 상황. 때문에 여야 후보들의 주요 공약은 원도심을 겨냥한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됐다.

13조원대 부채의 ‘빚의 도시’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인천은 전국 최저 투표율에서 보듯이 정치 무관심 지역이면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강한 지역이다. 그래서 ‘박심(朴心)’을 업고 고향으로 돌아와 시장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도, 여론조사에서 유 후보를 6.1% 포인트 차이로 앞서가는 송영길 후보(현 시장)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최근 1주일새 원도심 판세는 송 후보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경인일보가 케이엠에 의뢰해 지난 10~11일(19세 이상 704명, 95% ±3.7%p), 16~17일(19세 이상 706명, 95% ±3.7%) 두 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 송 후보는 서구에서 유 후보와의 격차를 2.5%포인트에서 10.1%포인트로 벌렸다. 송 후보는 또 뒤졌던 남구에서는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후보는 이와함께 유 후보가 28%포인트 가량 앞섰던 동구에서 지지율 차이를 11%포인트까지 좁혔다. 다만 중구에서는 여전히 밀리는 양상이다. 유 후보는 중구에서 송 후보와의 격차를 3.7%포인트에서 11%포인트 이상으로 벌렸다. 하지만 양측 캠프는 이 같은 추세가 개발 관련 이슈로 충분히 바뀔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 이학재 인천시당위원장은 “재개발 지역에 사는 유권자가 전체 8~9할이 되는 만큼 전략지역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새정치연합 신동근 인천시당위원장 역시 “서구의 경우 인천 개발의 40%가 몰려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개발 수혜를 받지 못한 원도심 거주민의 불만은 실제로 높았다. 대표적인 원도심인 남구 제물포역 인근은 인천대학교까지 송도로 빠져나가 썰렁해졌다. 이곳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경숙(61ㆍ여) 씨는 “대출받아서 이 동네에 집을 사거나 건물 가지게 된 사람들은 하우스푸어로 전락해 이혼까지 하는 판”이라며 “이게 다 안상수가 벌여놓은 것을 송영길이 마무리를 짓지 못해 벌어진 상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구 가정동 일대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2004년 안상수 전 시장이 추진한 루원시티는 시 재정문제로 토지 보상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철거 공사가 2012년에야 시작됐고, 재정난으로 공사가 중단을 되풀이해 아직 터파기 공사도 끝나지 않았다.

유정복 후보 측은 “원도심 내 기존 아파트 값이 3.3㎡ 당 1000만원 선인데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값은 3.3㎡당 700만여원선이라 가격이 동반폭락하고 있다. 원도심 재개발 사업도 점점 수익이 악화되고 있다”며 “이는 명백히 송 후보의 실정의 결과”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유 후보는 원도심 재생사업에 대한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추진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도시재생사업추진본부를 구성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의 도시개발사업특별회계의 일부를 도시재생 사업으로 끌어와 개발을 위한 안정적 재원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모든 원도심 주민들이 유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송 후보 측은 “첫 임기는 안 전 시장의 부채 해결에 허덕인 기간”이라며 송 후보에게 기회를 더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루원시티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태식(38) 씨는 “이제 와서 시장이 바뀌면 시정 파악한다고 1년은 족히 잡아먹을테고 송 시장 정책 뒤집어 엎는다고 또 몇 년 잡아먹을 건데, 그러면 공사는 언제 끝나겠나”며 “아이가 초등학교라도 마음놓고 다니려면 송 시장이 한번 더 책임지는게 낫다”고 말했다. 송 후보 측은 최근 880억원대 흑자 재정을 달성한 자신감으로 이 문제를 돌파한다는 복안이다. 캠프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원도심 개발을 추진하기까지는 국비 지원을 위한 법 개정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일단 생활환경 정비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IFEZ를 루원시티까지 확대, 외자 유치를 추진하는 한편, 시비(市費)로 원도심의 주거지환경개선사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양 후보 모두 원도심 유권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의 추진력을 강조하고 있다. 유 후보는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내고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내가 중앙정부로부터 국비를 많이 얻어내고 대규모 투자를 추진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송 후보는 “30년 간 지역에서 노동 운동과 변호사 생활 등을 하며 인천 구석구석을 누벼온 만큼 자신있다”고 맞받아쳤다.

박병국ㆍ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