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1위 美이스트만과 점유율 경쟁
프리미엄 화장품 용기<사진>가 진화하고 있다. 유리의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플라스틱이 등장하면서부터다.
국내 화학업체인 SK케미칼과 미국 이스트만사가 전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신소재 PETG는 ‘예쁘고 안전한’ 화장품을 원하는 여성들과 화장품 회사들의 요구와 잘 맞아떨어졌다.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화장품 용기로 활용된 PETG는 전세계 프리미엄 화장품병의 50%에 쓰이고 있다. 관련 업계는 전세계 화장품 용기 분야에서 현재 6만톤 규모인 PETG 산업이 2017년 10만톤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분석한다. 이 소재의 최대 장점은 친환경성이다.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비스페놀A를 함유하지 않아 인체에 무해하고, 몇번이고 재활용할 수있다. 무엇보다 화학물질에 강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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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양은 유리와 거의 흡사하다. 유리처럼 투명하고, 반짝인다. 그러나 무게는 절반 수준. 화장품 용기에 디자인을 입히는 후가공 비용과 작업시간도 유리에 비해 최대 50%까지 줄어들었다. 글자를 새기거나 돌출무늬를 만들어넣기가 더 용이해졌다. 또 강도가 높아 다른 플라스틱보다 더 파격적인 디자인을 입힐 수 있다. 기존 플라스틱보다 얇은 두께로도 다양한 성형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SK케미칼은 PETG 소재인 ‘스카이그린’과 여기에 바이오 물질을 섞은 ‘에코젠’ 브랜드로 화장품 용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 이스트만은 ‘Spectar’와 ‘Eastar’ 두 종류를 생산한다. 이스트만이 독점하고 있던 이 시장에 SK케미칼이 뛰어들어 470억원을 투자, 2001년 이 소재를 상업화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전세계 PETG시장은 이스트만과 SK케미칼이 3:1 비율로 점유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반대로 SK케미칼 제품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기타 경쟁업체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다는 얘기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친환경’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PETG산업은 SK케미칼의 새로운 ‘주업’이 됐다. SK케미칼은 2001년 PETG 원료 공장을 준공한데 이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수요가 늘자 2012년 제2공장을 증설했다. 지난해 SK케미칼의 자체 영업이익은 부가가치가 높은 PETG 매출 증가에 힘입어 47.3% 늘어났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