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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라이프] 리더는 타인의 관점서 생각하고 말해야
호감사는 방법 · 의견 관철하는 법 등
성공과 실패한 사례를 통해서 소개

투자귀재 버핏 · 美대통령 오바마 등
수많은 명사들의 인생 지침서로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지음 / 황금진 옮김
/아템포
‘논쟁하지 말라, 비난하지 말라, 불평하지 말라’. 비난이나 말싸움을 유난히 싫어하는 갓 스물의 워런 버핏의 마음을 사로 잡은 것은 이 세 문장이었다. 워런 버핏은 이 명쾌한 성공학 지침을 담은 책의 저자 카네기의 강좌에 등록했다. 후일 워런 버핏은 “당시에 내가 말만 하려고 하면 얼마나 곤혹스러워 했는지 믿지 못할 것”이라며 “공포에 빠져 입을 떼지도 못하고 거의 토할 지경에 이를 정도여서 남 앞에 나서는 일일랑은 없도록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카네기 강좌는 그의 인생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 코스를 성공적으로 수료한 워런 버핏은 화술과 연설, 강의의 달인이 됐다. 세계 최고의 부자이자 투자의 귀재가 된 워런 버핏은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책 중의 하나로 항상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꼽는다. 이 책은 기업경영가 리 아이아코카와 전설적인 컨트리가수 자니 캐쉬, 유명 요리사 에머럴 러거시, 그리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명사들의 인생에 영향을 끼쳤다.

얼마나 대단하길래 출간 이래 수십년간 3000만부 이상 팔렸으며, 45만명 이상이 강좌를 들었을까. 리더스 다이제스트,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등 수많은 매체로부터 ‘성공학을 다룬 최고의 고전’ 중 한편으로 늘 꼽히는 ‘카네기 인간관계론’(아템포)이 최근 1936년 초판본으로 번역돼 나왔다. 초판 완역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책의 원제는 ‘친구를 얻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방법’(How to win friend and influence people)이다. 이 책의 메시지를 단 하나로 요약하면 ‘역지사지’(易之思之)다. 타인의 관점에 서서 생각하고 말하기다. 책은 이를 ‘인간관계에서 명심해야 할 기본원칙’, ‘타인의 호감을 사는 6가지 방법’ ‘사람들에게 나의 의견을 관철하는 12가지 방법’ ‘얼굴 붉히거나 원망 사지 않고 상대를 변화시키는 9가지 방법’ ‘가정을 더욱 행복하게 만드는 7가지 원칙’ 등의 행동 지침으로 풀어냈다. 각 장의 내용을 말미마다 십계명처럼 요약해놓았으니 그것만 봐도 충분할 터이나, 이 책의 백미는 성공한 사람들과 실패한 이들의 다양한 사례다.

미국 최초의 백화점 창립자인 워너메이커는 “나는 남을 비난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30년 전에 깨달았다. 내 약점을 극복하는 것만도 이미 벅차고 힘든데 하나님께서 애초에 지능이라는 선물을 고르게 나눠줄 마음이 없다는 사실에 불평할 틈 따위는 없었다”고 했다. 이 말을 인용하며 저자 데일 카네기는 “비난, 질책, 불평은 바보도 할 수 있는 일이고, 실제로 바보들 대부분이 그렇게 하고 있다”며 “타인을 이해하고 용서하기 위해서는 비범한 인격과 자제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카네기 인간관계론의 첫 계명은 비난하지 말기다. ‘심판은 하나님의 몫으로!’라고 카네기는 주장한다.

자신이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먼저, 타인에게 원하는 것을 줌으로써 동기를 유발하라는 것도 중요한 지침이다. 그리고 모두가 원하는 최고의 덕목은 존 듀이가 말한 바, ‘중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진심어린 칭찬은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이 된다. 카네기는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대화 주제로 삼고 그것을 얻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되도록 많이 웃고, 항상 상대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며, 늘 남의 말을 경청하고, 상대방의 관심사를 화제삼으며, 상대방이 자중심(자신이 중요한 존재라고 느끼는 감정)을 느끼게 하되 진심으로 대하라는 것이 타인의 호감을 얻는 6가지 방법이다.

‘사람들에게 나의 의견을 관철하는 12가지 방법’은 비즈니스에서 요구되는 설득과 협상의 기술이다. 카네기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논쟁은 이긴 편이나 진 편이나 무익하다고 본다. 아니, 논쟁에는 승부도 승패도 없다고 말한다. 논쟁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논쟁을 피하는 것이다. 대화와 설득은 상대방으로부터 ‘네, 네’라는 대답을 이끌어내는 질문으로 시작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당신은 틀렸다”는 말을 입밖에 내지 말며, 상대방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게 하고, 무엇이든 상대가 자신이 스스로 생각해냈다고 믿게 하라는 지침은 이 책 중에서도 ‘실전’에서 가장 유용한 지침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은 가정과 결혼생활에 관한 조언으로 채워졌다. 굳이 이 장이 아니더라도 카네기가 제시하는 모든 계명은 자녀 교육과 부부관계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들어맞는 훌륭한 조언이 된다. 그래서 이 책은 영업 목표를 달성하고 판매 실적을 높이며 높은 지위로 승진하고 부하들을 더욱 잘 다루는, 그래서 경쟁에서 이기고 부자가 되는 비즈니스의 ‘성공학’만은 아니다. 성공적인 가정생활을 위한 지침으로 받아들여질 때 이 책은 성공학이 아닌 행복론이 된다. 약 80년 동안 읽혀지는 고전이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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