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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H370’ 실종 직격탄…말레이항공 경영 ‘추락’
1분기 손실액 급증 최악 위기
말레이시아항공(MAS)이 두 달 전 남인도양 해상에서 흔적 없이 사라진 여객기(편명 MH370) 실종 사고로 최악의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아시아 시장에서 저비용항공사들의 공세가 심화되고 있는 데다, 이번 실종 사고로 부정적 이미지가 덧입혀지게 되면서 생존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한때 동남아시아 항공 시장에서 호령하던 MAS가 MH370기 실종으로 최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MAS의 위기는 실적이 말해주고 있다. 지난해 마이너스 전환한 실적의 하향세는 올 들어 더욱 가팔라졌다.

15일 공개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MAS는 지난해 11억7000만링깃(약 3728억3200만원)

손실을 본 데 이어, 올 1분기엔 4억4300만링깃(약 1411억6600만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에 기록한 손실액 2억7900만링깃(약 889억원)보다 하락폭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향후 전망은 더욱 어둡다.

MH370기 실종 이후 항공편 예약이 줄지어 취소되고 신규 예약도 저조하기 때문이다. 사고 여객기 탑승자에 대한 보상과 관련 법정 소송에 따른 비용도 부담이다.

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 때문에 WSJ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각도에서 MAS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파산도 여러 옵션 중 하나일 수 있으며,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지적했다.

MAS는 지분 69%를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카자나 나시오날이 보유한 공기업으로, 최근 누적된 만성적자와 재정난 때문에 정치권 내부에선 민영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여기에 저비용항공사들의 파상 공세도 위협적이다.

지난 2011년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여객기 승객이 전 세계의 30%를 차지, 세계 최대 항공시장으로 떠오르자 고수익을 노린 저비용항공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2009년만 해도 30곳 안팎이었던 아시아 저비용항공사의 수는 5년 만에 47곳으로 늘어났다. 올 연말이면 60곳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티하드 항공과 카타르 항공 등 ‘오일머니’를 앞세운 중동 지역의 국영 항공사들도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서 MAS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MAS가 이 같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선 구조 조정이나 파산 신청 등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슈코르 유소프 항공 애널리스트는 “‘창조적 파괴’가 유일한 길”이라면서 “파산한 뒤 제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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