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시장 주요 거점 활용 바스프 · 솔베이 등 R&D투자 확대

바스프, 솔베이 등 세계적인 화학기업들이 한국에 속속 둥지를 틀고 있다. 삼성과 LG, 현대기아차와 한국타이어 등 시장 선도 기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삼고,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세계 1위 화학기업인 독일 바스프(BASF)는 13일 유기전자 소재 사업부 해외영업 조직을 서울에 설립했다고 밝혔다. 임원진을 포함한 본사 해외영업 조직이 통째로 독일 루트비히스하펜에서 서울로 이전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의 사업본부 전체가 국내로 들어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은 최근 한국바스프 본사가 있는 서울 남대문로 상공회의소 건물에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조직은 전 세계 디스플레이 및 조명용 유기발광 다이오드(OLED) 및 유기전계효과트랜지스터(OFET) 영업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한국바스프 관계자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겠다는 회사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바스프 총 매출은 740억 유로이며, 이중 117억 유로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기록했다.

바스프는 지난해부터 2000억원을 투자해 지난 1월 고기능성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여수 공장을 완공하고, 성균관대 자연과학 캠퍼스에 아태지역 전자소재 R&D센터를 올 9월 개관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아태지역 마케팅 및 제품 경영을 총괄하는 아태지역 전자소재 사업본부를 서울에 설립했다.

벨기에 화학업체인 솔베이도 올초 서울 이화여대에 R&D센터를 지었다. 솔베이는 특수화학 글로벌 본부도 조만간 이곳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빅(SABIC)은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 사빅 이노베이티브 플라스틱사업부의 전기전자조명 기술센터를 설립했다.

독일계 화학기업 랑세스도 한국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랑세스는 중국과 인도 등 급성장하는 거대시장에 우선 대규모 투자를 하고, 아시아 지역의 추가 신증설 부지로 한국을 유력하게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