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아이언2-엑스페리아Z2 출시 SKT지원 - KT단독출시 성적 주목

팬택의 ‘베가아이언2’와 소니 ‘엑스페리아Z2’가 지난 8일 동시에 공개됐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팬택, TV와 PC라는 주력사업을 버린 소니 모두에게 두 신제품의 성공은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두 회사의 공개 행사 모두 ‘잘 만든 신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꼭 성공해야 한다는 비장함’이 넘쳤다.

하지만 베가아이언2와 엑스페리아Z2의 성공 여부는 팬택과 소니가 아닌 SK텔레콤과 KT 손에 달렸다. 우선 팬택은 LG유플러스와 출고가 인하 협상이 깨진 것이 부담이다. SK텔레콤의 지원에 기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일단 SK텔레콤이 전작 베가아이언때 구매했던 이상의 베가아이언2 초기 구매를 약속한 것은 팬택에게 위안거리다. 업계에서는 이 물량이 약 2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박창진 팬택 부사장이 이통사들과 트러블 속에서도 전작 베가아이언 50만대를 뛰어넘는 70만대 판매를 예상한 것도 SK텔레콤에 대한 믿음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팬택도 베가아이언2 출고가를 삼성전자나 LG전자의 경쟁 모델보다 낮은 78만원으로 책정, 점유율 50% 회복이 급한 SK텔레콤에게 힘을 실어줬다.

팬택 vs 소니…사실상 SKT - KT 대리전?

국내에서 한 해 동안 팔리는 스마트폰이 약 1000만~1400만대고, 팬택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약 10%~15% 수준의 시장점유율 사수가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SK텔레콤의 베가아이언2 초기 개통 실적에 팬택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의미다.

소니 엑스페리아Z2는 이번에도 전작 엑스페리아Z1처럼 KT를 통해 사실상 단독 출시됐다. 1만대에도 못미친 전작의 판매 실적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그러나 소니, 그리고 KT 모두 엑스페리아Z2는 전작과 전혀 다른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소위 보조금 대란 속에서 뒤늦게 출시됐던 전작과 달리, 27만원 보조금 상한이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는 현실은 외산폰인 엑스페리아Z2에게 불리할 것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소니는 엑스페리아Z2의 출고가를 79만원으로 책정했다. 본고장인 일본은 물론, 대만과 중국 등과 비교해서도 낮은 가격이다. 2000만 화소, 소니의 이미지센서, 탁월한 방수 기능 등 삼성전자 및 LG전자 주력 제품과 동등하거나 이상가는 성능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

KT도 판매점은 종점 6곳에서 20여 곳으로 늘리는 등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주 홈페이지를 통해 약 20여 만원의 보조금을 더해 사전 예약판매한 물량이 매진을 기록하면서, 전작을 뛰어넘는 실적도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조금이 동일한 조건이라면 엑스페리아Z2가 5만대 정도 팔릴 것”이라며 “KT의 판매 실적에 따라 소니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안착 여부도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