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현 금융연구원장 우려 제기
윤창현<사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세월호 침몰 참사가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데, 이런 흐름이 휴가철 소비를 자제시키는 데까지 이어질 경우 올 경제성장 가도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다.
윤 원장은 “앞으로 월드컵 등 특수가 기다리고 있지만 세월호 여파로 상당부분 상쇄될 수 있다”며 “세월호 인양 등의 일정이 남아있기 때문에 지갑 열기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여름 휴가비를 성금으로 내거나 아예 휴가를 가지 않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휴가를 독려하고 건전한 소비지출을 확대시킬 수 있는 유인책을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연구원은 이날 수정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세월호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3가지로 분석했다.
우선 4~5월에 줄였던 소비를 3분기에 소비할 경우에는 소비시점만 달라진 것이기에 연간 성장률엔 영향이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2분기 때 줄인 소비를 3분기 때 이연시키지 않는 케이스로, 성장률이 0.08%포인트 떨어진다고 봤다.
세번째 시나리오는 소비 찬바람이 휴가철이 있는 3분기까지 이어져 내수 타격 등으로 성장률을 3%대(3.9%)로 낮추게 되는 경우다. 윤 원장은 이런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당시보다 국민이 (피해자들에게) 많이 공감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으로 국민이 24시간 관련 소식을 접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사고의 영향이 삼풍백화점 사고 때보다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세월호 사고의 충격이 산업별로 비대칭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운송ㆍ숙박ㆍ여행 등 관련 산업에 대해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이주열 총재 취임 이후 통화정책의 운용에 있어 소통강화 움직임에 나선 것에 대해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중앙은행이 권위와 카리스마를 갖고 무슨 도사(道士)처럼 구는 시대는 앨런 그린스펀(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으로 끝났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중앙은행이 쌍방향 소통을 강화해 대중의 지혜, 세상의 지혜를 모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