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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보자 사양산업, 환골탈태-적자생존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연초 이후 국내 증시에서 조용한 질주를 이어가던 이른바 ‘사양산업’의 대표 종목들이 외국인 주도의 상승국면에서도 쉽사리 기세를 꺾지 않고 있다. 이들은 차별화된 먹을거리를 장착해 성장동력을 확보했거나 치열한 생존싸움 끝에 업계를 주도하는 등 저마다 나름의 매력으로 투자자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대표적인 종목이 한샘이다. 한샘이 속한 가구업종은 존폐 위기가 나올 정도로 성장은 끝난 업종으로 치부됐다. 2000년대 레이디가구 등 가구주들이 잇달아 상장폐지되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해엔 보루네오가 상장폐지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한샘은 달랐다. 연초 이후 주가가 70% 이상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주가 상승률은 200%가 넘는다. 기회는 내구성이 강조되는 주방 가구에 있었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한샘 고성장의 주된 요인은 부엌, 인테리어 가구에 대한 적극적인 유통망 개척과 원가경쟁력이 확보된 제품으로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쓰고 버리기 편한’ 가구를 내세운 세계 최대 가구 기업 이케아의 국내 진출에도 한샘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사업성보다는 보유한 건물과 토지 등 자산의 매력이 부각되는 경우는 좀더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대표적인 업종이 방직산업이다. 동일방직의 경우 최근 3년간 매출액이 7500억~7700억원 안팎에서 정체돼 있는 등 상위 3개사의 성장은 미미한 편이다. 그럼에도 연초 이후 동일방직 주가는 50% 이상 뛰었다.

주가 급등의 원인은 0.3배(2013년 실적 기준)에 불과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기업 실적에 대한 신뢰가 약화된 상황에서 ‘믿을 건 자산뿐’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저PBR주로 투자 포인트가 맞춰졌다.

양해정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저평가됐던 자산주에 대한 관심이 커진 요인을 “소프트웨어 같은 무형자산 투자에 대한 피로감 때문”으로 지적했다. 페인트나 도시가스주들의 연초 이후 주가 상승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한편에선 치열한 생존경쟁이 투자 매력을 높이기도 한다. 시멘트주는 최근 상반기 내로 시멘트 가격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가격 인상으로 열악했던 재무구조가 일정부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이전에 자구 노력도 있었다.

시멘트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의 쌍용양회는 한때 직원이 2000명이 넘었지만 지난해 상반기엔 1000명 이하로 줄었다. 본사 사옥도 매각하며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애썼다. 시멘트 회사들은 기계 장치에 대한 투자도 지연시키며 비용 감축에 사활을 걸었다. 이러한 비용 절감 노력에 이어 시멘트 가격 인상이 더해지면 시멘트주들은 어느 정도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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