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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깐깐한 감리로 대형 안전사고 예방”
안전불감증은 없다…우재경 암사대교 감리단장
8년만에 연말 완공 ‘30년 결과물’
선진기법 도입 내진 1등급 ‘튼튼


세월호 침몰사고가 인재(人災)로 밝혀지면서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안전불감증은 일상 생활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특히 건설 현장은 대표적인 안전취약지대다. 순간 방심하면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대형사 고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정부는 1994년 공사 설계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을 전담 관리ㆍ감독하는 ‘책임관리제’를 도입했다. 올해 말 착공 8년 만에 완공되는 ‘구리암사대교’는 책임관리제의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구리암사대교는 서울 중랑구와 구리시, 서울 강동구를 연결하는 총 길이 1133m의 아치형 교량으로, 한강에 건설되는 27번째 다리다.

100개월로 향해가는 공사 기간 동안 안전사고 한번 난 적이 없을 정도로 깐깐한 관리ㆍ감독이 이뤄지고 있다. 비결은 감리단장을 맡고 있는 우재경<사진> 제일엔지니어링 전무의 ‘선진감리기법’이다.


우 전무는 감리분야에서만 30여년간 일해 온 베테랑이다. 1979년 3월 서울시 토목직 공무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뒤 22년간 서울 시내 도시기반시설 건설현장을 누볐다. 그는 내부순환도로 마포구청~홍지문터널 구간과 장지~수서간 고속도로, 가양대교 등 굵직한 공사를 담당하면서 다양한 감리기법을 익혔다.

구리암사대교에 적용한 선진감리기법도 가양대교 건설 때 배웠다. 1995년 착공한 가양대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외국회사가 감리를 맡았다. 우 전무는 당시 가양대교 건설담당 공무원이었다.

그는 “외국감리회사가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사 과정과 절차에 중점을 두고 엄격하게 관리했다”면서 “적응하지 못한 국내 하도급업체들이 공사 중간에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했다”고 말했다.

우 전무는 2001년 감리 능력을 인정받아 민간기업으로 ‘스카우트’됐다. 이후 이수교차로 건설, 청계천 복원사업 등을 위탁 감리하면서 실전 경험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구리암사대교는 그가 한평생 감리업무에 열정을 쏟아부은 결과물인 셈이다.

구리암사대교는 국내 최초로 ‘대선일괄가설공법(완성된 교량 부재를 수상으로 옮겨 건축하는 기법)’으로 시도돼 설계부터 시공까지 한치의 오차도 없어야 한다.

우 전무는 이어 “암사대교는 지진이 발생해도 교량의 안전이 확보될 수 있도록 내진 1등급으로 설계됐다”며 “교량도 안전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는 온라인감시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다만 감리업무를 홀대하는 국내 건설계에 아쉬움도 나타냈다.

우 전무는 “저가 공사 수주로 감리업무의 기술력이 떨어지는데다 발주자와 시공사의 간섭으로 독자적인 감리가 어렵다”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외국회사에 감리를 맡기려다 4배 이상 소요되는 비용 탓에 포기한 지방자치단체의 사례는 국내 감리 여건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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