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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북극해 원유 유럽에 수출 시작…對러 제재 삐그덕?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러시아가 지난해 생산을 시작한 북극해 원유를 유럽에 처음 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음에도 정부와 기업 간 불협화음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러 제재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모스크바타임스와 보이스오브러시아(VOR) 등은 국영 에너지기업 가즈프롬이 18일 북극해 연안 프리라즈롬나야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를 유럽에 공급하는 수송선을 출항시켰다고 보도했다.

가즈프롬과 원유 수송 계약을 맺은 구매자는 유럽 최대 에너지 메이저 기업 중 한 곳이며, 이에 따라 총 7만t의 원유가 유럽 서북지역으로 운송될 예정이다.

프리라즈롬나야 유전에서 원유를 실은 유조선 미하일 율리야노프가 떠나는 모습 [자료=가즈프롬]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이 북극해산 원유를 사들였는지 밝히진 않았다.

프리라즈롬나야 유전은 현재 북극 연안에서 유일하게 가동되고 있는 러시아 원유 생산시설이다.

해안선으로부터 60㎞ 가량 떨어진 페초라해 해상에 설치돼있으며 매장량은 7196만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까지 연간 생산량 600만t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리라즈롬나야 유전에선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원유를 뽑아내기 시작했으나, 생산된 원유를 유럽에 실어나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즈프롬은 이번을 시작으로 올해 총 30만t의 원유를 유럽에 공급하겠다는 복안이다.

알렉세이 밀러 가즈프롬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북극해 원유의 유럽 운송은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러시아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라면서 “원유 공급의 유연성과 안전성을 증대시킬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이에 대해 모스크바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유럽과 러시아 간 정치적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에 대한 원유 공급을 확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영상통신을 통해 직접 수송선 출항을 명령했다는 점을 들어 유럽의 대러 제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최근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추가 대러 제재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셸의 벤 반 뷰르덴 CEO는 지난 18일 모스크바 외곽의 대통령 관저에서 푸틴 대통령과 직접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둘은 셸이 시베리아 지역에서 수행하고 있는 200억달러 규모의 사할린 원유 개발 및 가스 벤처 사업의 확장에 대해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엑손모빌, 스타토일 등도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즈네프트와 공고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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