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伊 렌치 총리, 최대 공기업 회장에 ‘이탈리아 철의여인’ 발탁…전시성 비판도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이탈리아 공화정 사상 최연소 총리인 마테오 렌치(39) 총리가 공기업 개혁에 칼을 빼들면서, 여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렌치 총리는 4대 공기업 경영진을 물갈이하면서 여성 3명을 회장과 이사 등 최고경영층에 앉혔다.

앞서 렌치 총리는 지난 2월 조각 때 외무부, 국방부 등 요직을 비롯해 장관직 절반에 여성을 기용해 여성의 지지를 끌어냈다.

렌치 총리는 전 날 전력공사 에넬(Enel), 석유가스공사 에니(Eni), 군수업체 핀메카니카, 우정공사 포스테 등 4개사의 경영진을 교체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이탈리아 최대 기업인 에니 회장에 철강기업 마르세가글리아그룹의 오너경영인 엠마 마르세가글리아(49) 회장을 전격 발탁한 인사가 눈길을 끈다.

엠마 마르세가글리아 신임 에니(Eni) 회장

‘이탈리아 철의 여인’로 불리는 마르세가글리아 회장은 마리오 몬티 전 총리 시절에 장관 물망에 올랐었고, 최근까지 이탈리아 재계를 대표하는 경영자협회 회장, 유럽 경제인들 모임인 ‘비즈니스유럽’의 대표를 지냈다.

렌치 총리는 또 에니 신임 CEO에 석유 베테랑 데스칼찌 클라우디오(59)를 내부 승진시키고 , 에넬 신임 CEO에 GE, 알스톰 등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핵공학자 출신 프란체스코 사타리체 (58)를 영입했다. 포스테 CEO에는 영국 케이블앤와이어리스 CEO를 지낸 전기공학자 출신 프란체스코 차이오(57)를 임명했다.

또 에니에서 10년간 CEO를 지낸 파올로 스카로니가 비상임 회장으로 물러났다.

공기업 개혁은 젊은 신임 총리의 개혁 추진 능력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여겨진다. 렌치 총리는 공기업의 경영과 투명성 수준을 끌어올려 외국인 투자 유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탈리아에선 금융위기 이후 지난 5년간 기업 대출이 얼어붙으면서, 특히 내수기업들은 외국인 투자 유치에 더욱 목을 매고 있다. 이미 에니와 에넬 주식 일부는 중국인 투자자가 소유하고 있다.

루이사 토디니 신임 포스테 회장

하지만 공기업 수뇌부에 여성 발탁을 두고 ‘전시성’ 인사 논란도 있다. 이들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갖지 못한 ‘얼굴마담’이란 것이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시절 유럽의회 의원을 지낸 루이사 토디니를 포스테 회장에 지명한 것은, 지나친 정치적 고려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귀도 로베르토 비탈 은행가는 “최고위 경영자를 불필요하게 급격하게 교체해서 놀랬다. 교체된 경영자 가운데 많은 이들이 경영을 잘 해왔고, 세계시장에서도 이런 변화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의아해했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