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산업 2위 업체인 현대리바트의 공격적 유통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올들어 전국에 잇달아 대형 거점매장을 열며 소비자를 상대로 한 거래(B2C)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경쟁사를 모방한 ‘개량형 미투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제조 중심서 B2C유통 공격적 확대=리바트는 지난 2월 서울 군자동 가구거리에 1200㎡(360여평) 규모의 거실가구 중심의 매장을 열었다. 강북지역 가구매장으로는 업체 중 최대 규모다. 중곡점은 거실, 부엌, 온라인가구를 포함해 리바트의 전 제품을 전시ㆍ판매한다.
같은달 서울 도곡동에는 부엌가구를 중심으로 한 대형 종합 인테리어매장인 ‘리바트하우징’을 열었다. 300평 규모의 이 매장은 부엌 외 욕실, 침실, 조명, 바닥재, 침구류 등을 함께 판다. 이 매장은 1000㎡ 규모의 3개층으로 구성돼 부엌가구 매장 중에서는 국내에서 그 규모가 가장 크다.
이달 들어서는 수도권 길목인 용인시 어정과 광주광역시 치평동에 대형 매장을 잇달아 개설했다. 이들 역시 300평 이상으로, 복합매장 형태로 꾸며졌다.
경기 분당과 서울 강남에 가까운 용인 어정가구단지에는 2000㎡(600평) 규모의 대리점이 개설됐다. 신도시 개발이 한창인 경기 중남부권이 대상이며, 전국 리바트 대리점 중 최대 크기다. 용인 어정점은 가구와 리바트스타일 생활소품, 온라인브랜드 이즈마인, 부엌가구까지 모든 B2C 브랜드를 전시ㆍ판매한다. 또 이보다 몇일 앞서 부엌브랜드 리첸의 체험형 전시장인 1000㎡ 규모의 광주 치평점을 개점했다.
김화응 리바트 대표는 “2016년까지 매출액을 8000억원까지 늘리는 게 목표”라며 “전국 10곳에 추가로 리바트하우징 거점을 마련하고 유통망ㆍ영업인력 확충해 B2C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케아 못하는 것에 집중…수도권 수직축 방어=리바트의 이런 유통전략은 ▷제조위주 탈피 ▷B2C 강화 ▷이케아 공습 대비라는 목적이 있다.
리바트는 현재까지 경쟁사 유통전략을 철저히 모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엌을 중심으로 한 매장에서 인테리어가구와 각종 자재를 함께 공급하는 사업으로 한샘은 매년 큰 폭의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차이라면 한샘은 지역 대리점 중심, 리바트는 대형 직매장이 중심이다.
한샘은 일찌기 부엌가구와 인테리어제품을 같이 취급(IK유통)함으로써 전국에 걸쳐 유통지배력을 강화하고, 건설사 특판거래(B2B)에서 성공적으로 탈피했다.
올 연말 경기 광명에 1호 매장을 여는 이케아는 인테리어소품과 DIY가구가 주류여서 시공이 결합된 부엌가구 분야는 진출이 어려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엌가구 교체나 개보수 때 인테리어 교체도 병행하는 소비 트렌드는 군침도는 사업일 수밖에 없다.
또 지금까지 리바트의 매장 포석을 보면 수도권 동쪽에 수직축 방어선을 쌓고 있는 셈이다. 서울 중곡점-도곡동 매장-용인 어정매장을 연결하면 대략 이런 모양새다.
<사진설명>현대리바트가 경기 중남부권 겨냥해 용인 어정가구단지에 2000㎡ 규모의 대형 매장을 지난 9일 열었다. 김화응 리바트 대표(맨오른쪽) 등 관계자들이 개점식에 참석하고 있다. |
동시에 한샘이 이케아(광명)에 인접해 수도권 서쪽(목동플래그숍)을 파고드는 전략에 착안해 동쪽 공략이라는 작전도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의도했든 않았든 1, 2위 업체의 이런 동서분점은 효과적 방어전선이 될 전망이다.
리바트는 대형 복합매장, 특히 부엌가구를 중심으로 토털 인테리어를 제공하는 ‘리바트하우징’을 내년까지 7, 8곳 더 열어 10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투자수익률이다. 아직 제조와 건설 특판비중이 높은 리바트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최근 3, 4년 간 제조업 평균(5.1%)의 4분의 1 수준인 1∼2%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3배나 증가했다는 영업이익은 고작 128억원으로 매출액(5546억원)의 2.3%다.
리바트 관계자는 “부엌가구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중저가라인을 보강하는 한편 대리점과 제휴점 등의 유통망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부엌과 인테리어자재 등 B2C유통을 강화해 수익률 문제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