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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든 감성을 깨우는 테크놀로지…트로이카展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그것은 CD플레이어가 내는 음악 소리가 아니다. CD플레이어 그 자체가 내는 전자기장의 소리다. 막 용도폐기 된 것 같은 형광등, TV모니터, 야마하 키보드, 블랙베리 핸드폰 등이 전선과 함께 얽히고 설켜 제각각의 전자기장을 내고, 회전하는 특수 마이크가 그 전자기장의 파열음을 과장되게 증폭시킨다.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전자기기들이 내는 어둡고 침울한 소음이 테크놀로지 혁명의 불안한 이면을 토로하는 것만 같다. 트로이카의 설치 작품 ‘Electroprobe’.

젊은 천재 아티스트 트리오 ‘트로이카(TROIKA)’가 국내 팬들을 찾았다. 10일부터 오는 10월 12일까지 대림미술관에서 펼쳐질 트로이카의 ‘소리, 빛, 시간-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은 조각, 드로잉, 설치 작품 등이 역대 최대 규모로 전시될 예정이다.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해 전 세계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트로이카는 세바스찬 노엘(Sebastien Noelㆍ프랑스ㆍ37), 코니 프리어(Conny Freyerㆍ독일ㆍ38), 에바 루키(Eva Ruckiㆍ독일ㆍ38) 3인으로 구성된 아티스트 그룹이다. 영국 왕립예술학교에서 수학한 이후 함께 작업해 온 이들은 자신들만의 실험적인 제작 방식을 통해 과학과 예술의 교차, 기술과 감성의 융합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재료에 녹여내고 있다. 

‘Falling Light’

트로이카의 작품은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미술관, 테이트 브리튼, 뉴욕 현대미술관 등에 전시됐으며, 2010년 상하이월드엑스포에서 영국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국관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10년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Falling Light’는 전시장 2층에 설치됐다. 스와로브스키와의 협업으로 이뤄진 이 설치 작품은 빛이 크리스털 프리즘을 통과하면서 바닥에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색깔들의 움직임이 마치 수면위를 걷는 듯 신비롭고 초자연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3층에 전시된 ‘Persistent Illusions’는 형형색색의 밧줄이 얽혀 물리적인 에너지를 통해 상승과 낙하를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현실과 환상의 모호한 경계에서 거대한 밧줄 무덤이 재현한 이 인공분수는 모터의 굉음과 함께 자못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The Sum of All Possibilities’

4층 ‘Arcades’에서 빛의 향연은 클라이맥스에 이른다. 어두운 공간에서 빛의 굴절이 만들어 낸 아치 모양의 공간속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관객은 테크놀로지가 잠든 감성을 깨우는 경험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은색과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수천 개의 반짝이는 원형 플립장치들이 뒤집히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구름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한 설치작품 ‘Cloud 2014’는 이번 한국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돼 6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Electroprobe’

이 밖에 전기 불꽃이 흐르며 종이를 태운 흔적을 새긴 드로잉 작품 ‘Light Drwaings‘ 등도 눈길을 끈다.

한편 세바스찬 노엘은 예술 작품 협업 과정에 대해 “혼자서 하는 예술 작업은 단일한 관점에 얽매이기 쉬운 반면, 세 명의 아티스트가 협업을 통해 각기 다른 관점들을 작품에 투영함으로써 보다 역동적인 작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코니 프리어는 호기심을 작품에 대한 영감의 중요한 원천으로 꼽으면서 “과거에 대한 향수가 아닌 과학이라는 주제를 예술 혹은 종교 등과 어떻게 융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작품에 담았다”고 덧붙였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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