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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中日 동북아로 눈 돌린 푸틴, 속셈은 서방 무역 의존도 줄이기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러시아가 한국 중국 일본 동북아시아 3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서서히 유럽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줄이고 서방의 경제제재를 헤쳐나갈 돌파구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크림 지역 합병으로 촉발된 위기로 경제가 동요하면서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표도르 루캬노프 러시아 외교국방정책위원회 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아시아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같은 인식 정당화를 더욱 빠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달 EU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 등 주요인사 33명에 대해 여행금지 및 자산동결 조치를 내리면서 경제제재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러시아와 EU와의 교역 규모는 450억달러(약 47조6000억원)로 주요 교역 대상국이었던 EU가 적대적으로 돌아설 경우 경제적 타격을 무시할 수 없다.

가스프롬이 운영하는 시베리아 자폴리아르노예 가스전. [사진=가스프롬]

아시아로 눈을 돌린 것은 EU와의 관계가 정상화되기 전까지 그 대안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을 새로운 교역 파트너로 삼겠다는 의도다.

지금까지 한중일 3개국은 러시아와의 경제교류가 EU만큼 활발하지 않았다.

지난해 러시아와 한중일 3개국의 교역 규모는 150억달러(약 15조9000억원)로 EU 교역액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한국 중국 일본의 대(對)러시아 투자 역시 61억달러(약 6조5000억원)였다.

그러나 중국이 러시아와의 교역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러시아는 단순 지하자원 수출이 아닌, 시베리아와 극동지역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드미트리 트레닌 모스크바 카네기 센터 소장은 “단순히 구매자인 것 보다 프로젝트에 지분을 갖고 투자할 수 있는 에너지 파트너십을 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은 중국과의 천연 가스공급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으며 오는 8일 논의가 재개될 예정이다.

더구나 다음달 푸틴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며 가격 문제로 난항을 겪었던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러시아 측 정부 관계자는 FT에 “중국이 시베리아와 극동지역 사회간접자본 개발을 참여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대규모 패키지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가 균형잡힌 관계가 아닐 경우 파트너십이 제한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동서 냉전중이던 1972년 중국이 미국과 이른바 ‘핑퐁외교’로 관계 정상화에 나서 러시아가 이에 대한 배신감을 갖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또한 러시아 국민 상당수가 중국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러시아는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도 중시하고 있다.

트레닌 소장은 “일본에 눈을 돌리는 것은 기술 협력을 위한 것이고 한국은 투자를 이끌 국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일본과의 북방영토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며 일본 외무장관은 모스크바 방문을 미뤘지만 푸틴 대통령이 도쿄를 올 가을 방문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어 외교적 관계 강화에도 주목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한 일본 외교 관계자는 “이미 한국, 중국과 영토분쟁을 겪고 있으며 러시아와 추가적인 협상 테이블을 만들 여력은 없는 상태”라고 밝혀 러시아의 노력이 쉽지 않을 것임을 짐작케 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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