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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연봉 1달러의 불편한 ‘眞實’
‘연봉으로 고작 1달러 받는 최고경영자(CEO)들, 정말 1달러만 벌까?’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이 같은 질문에 ‘아니다’라는 대답을 내놨다.

‘1달러 클럽’의 이면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주 이익 실현을 명목으로 연봉 1달러를 선언한 CEO들이 뒤로는 보너스나 스톡옵션 등의 방식을 통해 막대한 액수의 돈을 챙겨받고 있다.

최근 1달러 클럽에 공식 합류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대표적이다.

페이스북이 지난달 3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위임장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지난해 연봉을 50만3205달러(약 5억3500만원)에서 1달러로 줄였다. 보너스나 스톡옵션, 스톡어워드도 받지 않았다.

연봉 1달러를 선언한 페이스북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그러나 이는 ‘새로’ 받은 것이 없다는 데 불과하다고 WP는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스톡옵션을 행사해 33억달러(약 3조4917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시장에 거래되지 않는 클래스B 주식도 여전히 수백만주를 쥐고 있다. 또 페이스북은 저커버그 전용 제트기에서 발생하는 비용으로 65만달러(약 6억8800만원)를 지급하는 등 갖가지 특혜도 제공했다.

그뿐만 아니라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는 지난해 120만달러(약 12억7000만원)의 거액 보너스까지 거절했다고 밝혔지만, 회사로부터 7700만달러(약 814억7400만원)에 달하는 스톡옵션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휴렛팩커드(HP)가 여성 CEO 메그 위트먼에게 지급한 스톡어워드 등 총 보수액은 1700만달러(약 1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구글 기업공개(IPO) 이후 줄곧 연봉을 1달러로 동결해오고 있는 래리 페이지 CEO도 이미 260억달러(약 27조51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갖고 있는 ‘주식 부자’다.

한편 이들 1달러 클럽 CEO의 공통점은 대부분 직접 회사를 설립했다는 점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저커버그를 비롯해 구글의 래리 페이지,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모두 제손으로 회사를 키워낸 창립자들이다. 또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 애플 창립자 겸 CEO 역시 1997년 회사에 복귀하면서부터 연봉으로 1달러만 받았다. 그밖에 최근 레노버로 자리를 옮긴 제리 양 전 야후 CEO와 유기농 식품업체 홀푸드의 존 매키 CEO도 창립자 출신이다.

창립자 출신 CEO들이 유독 연봉 1달러를 감수할 수 있는 것은 회사 설립 초기에 이미 막대한 지분을 보유해놨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지분들이 회사의 성장과 함께 가치가 뛰어, 굳이 연봉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여유 자산이 생기는 것이다. 분기별로 챙기는 배당금도 두둑해진다.

임원 연봉 조사업체 에퀼라의 애런 보이드 경영 연구 책임자는 이에 대해 “창립자들은 수억달러의 가치를 지닌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게다가 최근 이들의 주식은 엄청난 성장을 거듭해왔다”고 설명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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