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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회사들 현금보유고 1조6400억달러, 납세 회피로 빼돌린 금액만 9470억달러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미국 기업들의 현금 자산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조세 회피를 위해 빼돌린 현금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회사들의 현금 보유고가 2012년보다 12% 증가한 1조6400억달러에 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통신 등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기업 중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회사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IT) 기업 애플로 지난 2004년 54억6000만달러에서 10년 만에 1588억달러로 30배 가까이 증가했다.

[사진=flickr.com]

칼 아이칸 등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자사주 매입 요구가 거셌던 것도 현금보유량을 감안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애플의 뒤를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버라이즌 등 IT 기업들이 현금보유량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IT기업들의 현금은 지난해 말까지 3090억달러를 기록해 전체 기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 회사들이 자국에서의 세금 납부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해외에 쌓아둔 현금은 9470억달러(약 1000조원)로 평가됐다. 현금의 절반 이상을 해외로 빼돌린 것이다.

FT는 미국 기업들이 다량의 현금을 보유하며 재정 여건이 좋아졌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과 투자를 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본국으로 가져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의 형태로 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는 높은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에 IT 기업들은 미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란 논리를 내세우며 (투자)면세 기간을 설정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인사들은 기업들이 현금자산을 해외에 쌓아두는 것은 조세 회피를 위한 수단이라고 지적하며 이같은 회피 시도가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편 무디스는 미국 기업들이 지난해 사상 최고 수준인 8690억달러(약 923조원)의 자금을 지출했는데도 불구하고 2007년과 비교할 때 2배가 넘는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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