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해외여행을 갈 때 필수코스로 여겨지는 면세점 쇼핑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 면세품 10개중 6개는 면세점 가격보다 온라인몰이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가 롯데ㆍ신라ㆍ신세계ㆍ동화ㆍ워커힐ㆍ대한항공ㆍ아시아나항공면세점 등 7개 면세점에서 판매중인 30개 상품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56.6%인 17개 가격이 국내 대형 인터넷몰보다 비쌌다고 25일 밝혔다.
면세품 가격은 19일 현재 원-달러 환율 1069.2원을 기준으로 했다.
화장품의 경우 조사대상 7개 제품 모두 면세점 최저가격이 온라인몰 최저가보다 비쌌다. 국산 제품은 물론 수입 화장품도 온라인몰이 2.5∼41.3% 저렴했다.
향수인 불가리 옴니아 코랄(40㎖)의 면세점 최저가는 5만5474원(신세계 면세점)이었지만 온라인몰 최저가는 3만2540원(11번가)으로 41.3% 낮았다. 비오템 아쿠아수르스 수분크림(50ml)도 온라인 몰에서 2만9300원(인터파크)에 구입 가능해 면세점 최저가 4만원(아시아나항공면세점)보다 26.8%나 저렴했다.
면세용으로 판매되는 정관정 로얄 플러스는 신라면세점에서 가장 저렴한 18만813원에 판매됐지만 11번가에서는 16만795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정보기술(IT기기) 4개 제품 중 2개는 면세점이 비쌌다. 뱅앤올룹슨 이어폰 A8(블랙)은 면세점가(16만6904원)보다 옥션가격이 23% 저렴했다. 다만 카메라 2종(삼성 카메라 EV-NX2000AFW, 캐논 EOS M22(WH))은 면세점이 온라인몰보다 15% 쌌다.
해외여행의 필수 구매 품목으로 여겨졌던 명품브랜드 가방과 지갑도 병행수입 등의 유통채널이 활성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 8개중 3개 제품의 가격이 온라인 몰보다 비쌌다.
멀버리(HH7539 080 A237)의 경우 신세계가 운영하는 SSG닷컴 판매 가격이 145만원 가량으로 면세점 최저가인 204만원보다 무려 50만원 이상(28.8%) 저렴했다.
그러나 세금이 많이 붙는 술이나 담배의 경우에는 여전히 면세점에서 싸게 살 수 있었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제한적인 유통 구조로 인해 세금 면제 시 큰 가격혜택을 볼 수 있었던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며 “면세품이 무조건 저렴하다고 맹신하지 말고 가격을 꼼꼼히 비교한 뒤 구매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