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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9년 17세소녀 박근혜도…한독목장을 방문했었지요”
'박정희의 꿈’ 담긴 안성팜랜드…이범열 한독목장 초대장장 회고
육여사와 함께 승용차로 찾아와
공사현장 둘러보며 각별한 관심
박정희 前대통령은 수시로 방문
우사에서 젖소 만지며 즐거워해


“17세 소녀 박근혜도 방문했었지요.”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50년 만에 독일을 국빈 방문한다. 26~28일 독일을 찾는 박 대통령을 보고 남다른 감회에 젖는 인물이 있다.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일방문 후 짓도록 한 한독목장(현 안성 팜랜드) 초대 장장 이범열(89) 씨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한독낙농시범목장을 준공하기 전에도 여러 차례 방문할 정도로 목장에 대한 애정이 매우 컸어요.”

1967년 목장 공사를 시작할 당시 이범열 초대 장장의 나이는 42세였다. 그는 경기도청에서 근무를 하다가 정부의 부름을 받고 1967년 한독목장 초대 장장으로서 땅을 사고 건물을 짓는 등 모든 업무를 총괄했다.

당초 정부는 초대 장장으로 장관이나 차관급 정도로 논의를 하던 중 독일연방공화국(서독) 측에서 한국에 파견될 서독 측 책임자와 격이 같은 축산기술자가 서로 협조하는 데 편할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이에 이 장장이 선택됐다. 

목장 개장 당시 박정희 대통령(왼쪽)에게 현황을 설명하는 이범열 한독목장 초대 장장. [사진제공=이범열씨]

국내 최초의 낙농 목장을 만드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경기 안성시 공도읍 목장 예정지의 지주는 300여명에 달했고, 미등기 지주도 있었다. 땅을 안 팔려는 사람이 많아 이 장장은 6개월간 이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는 작업을 벌였다.

이처럼 쉴 틈 없이 일에 매진한 이 장장에게 박 전 대통령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목장을 준공하기 전 박 전 대통령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목장을 4차례 정도 방문했어요. 첫 방문 때 헬리콥터를 타고 오는 등 목장에 애정을 많이 쏟으셨어요. 박 전 대통령은 우사(牛舍ㆍ소우리)에서 직접 젖소를 만지고 새끼 젖소의 입에 손가락을 넣고는 즐거워하셨죠. 침 묻은 손은 바지에다 쓱쓱 닦은 뒤 목장에서 생산한 우유 한 잔을 마시고는 좋아하셨어요. 이런 모습이 매우 정겨웠죠.”

목장이 준공되기 전 당시 17세 소녀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공사 현장을 찾기도 했다. “1969년 여름쯤에 박 전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 어린 박근혜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목장을 방문했어요. 예고없는 방문이었죠. 저는 당시 안성읍에 자재를 구하러 가던 중이라 박 전 대통령 내외는 목장 일꾼 한 명과 함께 목장을 둘러보고 가셨죠. 제가 뒤늦게 목장에 왔을 때는 이미 떠난 뒤였습니다.”

목장은 1969년 10월 11일 준공식을 가졌다. “외국 손님, 관계기관 직원, 안성 주민 등이 참석한 준공식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목장의 성공적인 출발을 알리자 박수가 수차례 쏟아졌었죠.”

이 목장장은 목장이 완성된 직후인 1970년 목장을 떠나 서울 남양주시에 자신의 개인 목장을 시작했다. “서독으로 연수를 떠났던 유능한 직원들이 돌아왔고, 목장이 완성됐으니 더이상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어요. 저의 임무는 목장을 완성한 순간 끝난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안성=민상식 기자/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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